매일의 삶에서 나의 우물이 마르지 않게 재충전시켜주는 건강한 습관
한 여성이 비만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키는 150센티미터 중반인데 몸무게는 100kg이 넘었다. 이 여성이 비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이 여성의 비만문제에는 심리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 것을 볼 수가 있었다. 10대 때 누군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로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었고 사람들 앞에 서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람들의 시선을 늘 의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01_자기 돌봄은 치유의 여정 겪는 많은 사람들에 꼭 필요
그랬던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외모가 뚱뚱하고 보기 싫어야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외모를 돌보지 않게 된 것이다. 잠깐 체중을 관리하고 예뻐진 적이 있는데 그것이 남성들의 시선을 사게 되는 것 같아 다시 많이 먹어서 체중을 늘려서 매력이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왜 그녀는 문제의 원인을 자기에게 돌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자신을 미워하는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외부로부터 온 상처나 자극에 의해 어려움을 겪고 난 후에 그 어려움을 겪은 나를 위로해주고 잘 돌보기는커녕 그 어려움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고 나를 학대하고 나를 미워하는 많은 행동들을 자신에게 행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돌봄’은 치유의 여정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다. 상처받고 힘들었던 내가 힘을 얻고 다시 나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돌봄이 필요한데 많은 경우 인간관계로 인한 상처들을 회복하는데 있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자신을 돌보려 하기보다는 주위의 사람이 배우자가 또는 누군가가 나의 상처를 싸매어 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위로해주어서 잠깐 마음이 편안해지고 긍정적으로 된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자기 돌봄이 없으면 우리는 금방 쉽게 또 좌절해버리고 또 다른 상처를 받아 또 누군가의 위로와 돌봄을 기다리게 된다. 현대의 많은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약들이 탁월한 효과들을 자랑하지만 어디까지나 약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지 원인을 찾거나 삶의 습관이나 생각의 틀을 바꾸어놓지 않는다.
02_행복한 삶 위해 정기적으로 실행해야 할 삶의 한 부분
그런 것처럼 타인을 통해서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과 같은 역할에 그치는 것처럼 장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는 역할을 하긴 어렵다. 그래서 결국은 내가 나를 정기적으로 잘 돌보는 법을 알고 자신을 잘 돌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성숙한 인간으로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자기 돌봄이라는 단어는 1950년대, 60년대에 등장한 말로 정신질환자들이 기관시설에서 나오면서 생겨난 말이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관련해서도 사용된 말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정신질환과 관련해 건강하게 살기 위해 자기 돌봄을 해야 한다고 했다면 지금 시대에는 전문적이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누구나 정기적으로 실행해야 할 삶의 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사람들은 자기 돌봄을 잘 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자기를 잘 돌보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거나 자기 돌봄을 잘 하다 보면 성공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일 중독’과 ‘완벽주의’의 사회가 정상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사회에 살다 보면 자기 돌봄을 해야 하는 줄을 알면서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시스템에 속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필자의 딸이 직장을 옮겼는데 그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하루에 8시간이 아니라 9시간이나 9시간 30분을 일한다고 한다. 본인은 일찍 와서 충분히 일을 하고 시간에 맞추어 집에 가고 싶은데 주위의 사람들이 더 늦게까지 일을 하고 눈치를 주는 것 같아 자신도 그 자리를 빨리 박차고 나올 수가 없다고 한다.
자기 돌봄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크다.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생각해보자. 보통은 정확하게 그릇에 맞추어서 커피를 주는데 조금만 더 부어도 그 커피는 넘쳐버리게 된다. 넘치지도 않고 커피잔 안에 분량을 정확히 맞추어서 커피를 만드는 것이 기술인 것처럼 내가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를 자기 돌봄을 통해 적절하게 잘 하면 정확한 분량으로 인해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03_치유 필요한 사람은 더 많이, 건강한 사람도 꾸준히
하지만 자기 돌봄이 없이 내가 담을 수 있는 커피의 분량을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부어버리면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은 커피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내 몸도 망가지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탈진 (burnout)을 경험하게 되고 더 이상 일의 흥미를 잃어버리게 될 뿐 아니라 몸도 마음도 망가지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어떤 여성은 융통성이 좀 부족하고 매뉴얼이 있으면 매뉴얼 그대로 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맡은 일에서 매뉴얼처럼 하나하나 정확하게 지키려 했고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는데 그렇게 온 힘과 정성을 다하는 자신의 일로 인해 매일 저녁 집에 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침대에 누워만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지친 그분에게 일터에서 최선을 다할 필요는 있지만 완벽주의가 될 필요는 없으며 최선을 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에너지를 100% 그것에 다 쏟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에는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것도 들어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 나는 하루의 에너지를 얼마나 써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것도 최선을 다하는 것에 속한다고 생각을 바꾸어주었더니 그 분의 삶에 변화가 찾아왔다.
매일의 삶에서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서 개인적으로 즐거워하는 일들을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그만 두어야겠다는 극단적인 생각도 멈추게 되었다.
자기를 돌보는 것은 가던 길을 더 잘 가기 위해 지금 잠깐 멈추는 것이다. 집중이 잘 되어도 50분마다 한번씩 일어나 체조를 하며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이고 자기 돌봄은 아플 때만이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나의 우물이 마르지 않게 재충전시켜주는 건강한 습관이다.
그럴 때 우리는 방전된 배터리 같은 사람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 넘치는 샘물과 같은 기쁨과 에너지가 있는 풍성한 삶을 살게 된다.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은 더 많이 자기 돌봄을 하고, 건강한 사람도 꾸준히 ‘자기 돌봄’을 적용함으로 ‘굿 라이프’를 모두가 살아내길 소망한다.
글 /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