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삽시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중국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들에도 반갑지 않은 명함을 내밀었습니다. 특히 가장 많은 교민들이 찾는 시드니 최대의 한인타운 이스트우드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그렇지만 이른바 ‘카더라통신’이 주는 피해는 실로 엄청난 것이 됩니다. ‘위챗’ 혹은 ‘카톡’을 통해 순식간에 퍼진 괴소문과 가짜뉴스는 졸지에 이스트우드를 사람이 다니지 않는 유령도시(?)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1월 마지막 주에는 서쪽 중국상권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동쪽 한인상권까지도 휑한 분위기로 변했습니다.
다행이 진실이 밝혀지고, 이스트우드 한인사업자들의 자발적인 거리청소와 숍마다의 손 세정제 비치 등의 정성과 노력이 더해진 결과 이스트우드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늘기 시작했습니다. “이스트우드는 편안하고 안전한 곳입니다. 즐겁게 쇼핑도 하시고 맛있는 식사와 커피도 즐기시기 바랍니다”라는 이곳 사업자들의 이야기대로 2주 동안 썰렁했던 이스트우드가 다시 사람들로 북적대고 주차전쟁도 시작됐습니다.
모두가 긴장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상한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말도 안 되는 괴소문이나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인 척하면서 자신의 SNS 구독자수를 늘리려는 사람들까지…. 요즘처럼 1인방송을 비롯한 SNS가 신문, 방송, 잡지 등의 매체를 능가하는(?) 상황에서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잘못된 소문은 억울한 피해자들을 양산하게 마련입니다.
왠지 바깥에 나가거나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여기에 허위사실이나 가짜뉴스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식이 돼버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이런 못된 사람들 없이 서로서로를 챙기며 현명하게 극복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GYM은 괜찮을까?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한 2주 정도만 쉬어 봐.” 그렇게 우리 겁보, 쫄보는 딸아이의 조언을 받아들였습니다. 1월 21일로 우리가 GYM을 시작한지 꼭 1년이 됐습니다. 애초부터 울끈불끈한 몸매를 기대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고 ‘더 이상의 근육을 뺏기진 말자’는 소박한 저의 꿈은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습니다. 몸무게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가끔 만져보면 여기저기 단단함이 느껴지곤 해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1년 동안 거의 빠짐 없이 다니다가 본의 아니게 2주 동안을 쉬다 보니 금단현상(?) 같은 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속도 더부룩하고 배도 나오는 거 같고 온몸이 여기저기 뻐근하고 근질근질해지는 겁니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지난 월요일에 다시 GYM을 찾았습니다.
GYM을 쉬는 동안에도 산행은 꾸준히 했지만 오랜만에 다시 하는 운동인지라 힘이 많이 들 줄 알았는데 다행이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1년 동안 어느 정도 운동중독(?)이 돼 있었던 덕분일 터입니다. 하지만 몸과 노력은 거짓말을 안 해, 먹고 마시고 노는 2주 동안 몸무게가 거침없이 2kg 늘었습니다.
생활리듬이 깨진다는 것… 여러모로 피곤해집니다. 비록 일주일 단위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의 삶일지라도 생활리듬이 지켜져야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의 한 매체가 ‘호주가 5개월 넘게 계속되는 산불에, 테니스공 만한 우박세례에, 30만 마리의 박쥐 떼의 습격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를 냈고 “니네 동네는 괜찮은 거야?”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습니다. 호주를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곳’처럼 묘사한 그 기자(?)는 요 며칠 쏟아진 폭우 얘기를 얹어 또 한 차례 호주를 폐허처럼 그려냈습니다. 여러 가지 갑갑한 상황 속에서 크든 작든 각종 매체들의 올바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개나 소나 이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평범한 사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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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