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여, 역사여, 역사여!
당신은 정녕 어디로 가시나이까?
광풍 몰아치는 비탈진 언덕에서
땡볕 내리쬐는 황량한 광야에서
아무 말도 아니 하신다고
탓을 하는 게 아니외다
방관자로 바라본 것도 아니외다
보았고 알았고 배웠소이다!
수메르의 넉넉한 혜안
애굽의 피라미드 집착
앗시리아의 잔인무도함
무너지는 바벨론의 교만
찬란한 페르시아의 영광
헬라의 깊고 넓은 지혜
정복의 길 로마 천년까지
해적 영국의 등장은
스페인 무적함대를 누르고
한 줄기 환한 빛을 비췄소이다
신사의 도가 무언지를 알리며
사람이 시민으로 여겨졌소이다
1, 2차 세계전쟁의 소용돌이는
사상 이념의 피 튀기는 대결로
청교도가 일군 꿈의 신대륙,
미국 패권의 등장은 필연이었소이다
자유와 인권, 공정과 정의
인간이 누릴 참 길을 제시했소이다
하여, 역사여! 내 사랑 역사여!
당신이 하고픈 말이 뭔지를
난, 알았소이다
당신이 어딜 향하고 있는지도
난, 깨달아 느꼈소이다
인간이 한없이 찾고 누려야 할
자유! 자유! 자유!
그게 당신의 뜻임을 잘 알았나이다
혼돈과 무질서의 극복
억압과 감시의 탈피
파괴와 살상 전쟁의 억지
자유 평화를 위한 강한 의지로
나, 당신에게 멋진 옷 한 벌
꼭 입혀드리고 싶기에
서두르지도 않고 쉬지도 않겠나이다
글 / 한상무 (글무늬문학사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