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좀 더 성숙한 단계로 키워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자녀이며 부모 혹은 다른 양육자에 의해 키워져 왔습니다
- 그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스스로 자라 온 사람은 없습니다
-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양육을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되면 저절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많습니다
- 이런 잘못된 전제가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내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안다’ 라는 것입니다
- 과연 그럴까요?
- 정말 내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 이것은 마치 사물의 단면만 보고 나서 그것을 사물의 전체인양 착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모든 사람들은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페르소나는 ‘타인에게 파악되는 나의 자아’ 혹은 ‘가면’ 등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 즉, 아이가 부모와 대면할 때 쓰게 되는 페르소나와 타인을 만날 때 쓰는 페르소나는 비슷할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모습 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위선적이거나 가식적이라고 얘기할 순 없습니다. 각각의 상황에 맞춰 페르소나를 쓰는 것은 누구에게나 너무도 자연스러운 반응일 뿐입니다
- 심리학에서는 ‘대상관계’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생애 초기에 양육자와 아이 사이에 형성된 관계에서 비롯된 다양한 경험들은 이 아이가 전 생애 동안 타인을 지각하고 이해하며 관계를 형성하는데 기본 틀로 작용한다는 이론입니다
- 놀랍게도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본질적으로 모든 관계들에서 일어는 상호작용과 같다고 아동심리학자들은 얘기합니다
- 즉, 내 아이가 나와 맺고 있는 ‘관계의 모양 틀’이 이 아이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할 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 이런 설명을 드리면 많은 부모님들이 의아해 하며 질문하곤 합니다. “나한텐 그렇게 소리소리를 지르면서 짜증내던 애가 다른 데 가서는 세상없이 온순한데 그럼 이건 왜 그런 거죠?”
- 맞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나를 대할 때와 다른 이들을 대할 때 너무도 극명하게 서로 다른 모습을 볼 때면 때때로 배신감(?)이 밀려 오기도 하죠.
- 이것은 앞서 얘기한 대로 아이가 상황에 맞는 페르소나를 쓰고 있기 때문 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부모님들이 아이가 쓰는 말들, 하는 행동들 너머에 자리잡고 있는 근원이 되는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아이가 내는 짜증, 화, 분노, 반항들에 부모들은 순식간에 감정적으로 덫에 걸려들고 맙니다
- 표면에 드러나는 것들에 현혹되어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더 소중한 것들을 전혀 볼 수 없게 되는 이 악순환의 반복이 오늘날 많은 부모님들이 고통스럽게 호소하는 ‘양육 딜레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계속해서 다음 칼럼에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비법(?)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 2 주 뒤에 뵙겠습니다.
기사제공: Psychotherapist 천종원 (0410 189 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