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가셨어

많이 아파

이렇게 누어만 있는디

 

그래도 이렇게 한번씩 느그들 더 보고 싶다야

 

새벽을 두드리는 암탉 울음소리

마른 채소밭 귀퉁이에 웅크린 그림자

한숨소리 깊이 가라앉은 세월

 

종가집 그늘막에 갇혔던 시간 벗어나

요양원 벽 분칠 마르던 날

침대 머리맡 약 봉지에

이름 남겨 두고 가셨어

 

삶이 심심해서

 

꿈결에 지나간 엄마 세상

강물에 내린 달빛

서걱서걱 꺾이는 억새꽃

늘어진 강아지풀 무리지어 흐느낍니다

 

글 / 클라라 양 (동그라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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