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손잡고

하늘높이 솟는 불 / 우리들 가슴 고동치게 하네 / 이제 모두 다 일어나 /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길 / 나서자 /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 손잡고 / 어디서나 언제나 / 우리의 가슴 불타게 하자 / 하늘 향해 팔 벌려 / 고요한 아침 밝혀주는 평화 / 누리자 / 손에 손 손잡고.

지금으로부터 37년전 서울에서 열린 ‘1988서울올림픽’ 테마송 (Theme Song)이다. 당시 냉전 중이던 세계를 향한 의미 있는 테마송이었다.

나는 1988서울올림픽이 열린 그때, 민주주의를 향한 독재타도를 외치며 민중이 짓밟히고 피로 얼룩지던 암흑 속에서 그룹 ‘코리아나’가 부른 올림픽테마송을 들으면서 소름이 일었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 벅차고 뭔가 뭉클하다.

위선적인 권력자들과 권력주위를 맴돌며 부정부패의 숙주가 되어 규칙을 어기며 이권을 나눠먹고 주위를 흘끔거리면서 비열하고 구차한 인생을 살아가는 권력추종자들에겐 그저 스쳐가는 노래일 터다. 그들에게 있어서 손을 잡는다는 건 음침한 작당이며 위장이며 권모술수의 수단일 뿐이니 이 노래의 깊은 의미가 가슴에 와 닿을 리가 없을 거다.

어둠의 카르텔인 그들은 ‘우리끼리니즘’을 추구하기에 서로서로 손잡는 것, 고동치게 하는 것, 벽을 넘는 것, 사랑하는 한마음 되는 것, 더욱 살기 좋은 것 같은 말들은 듣기에 거북하고 찝찝한 언어의 칼날 같은 것일 터다.

2025년 6월 3일, 대한민국 국민의 집단지성은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이재명을 선택했다. 대한민국은 나의 조국이다. 반백 년 가깝게 살았으며 내 형님들과 혈육들이 살아가는 나라다. 당연히 대한민국대통령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대통령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다.

대한민국에 살 때든 이민 와서 살 때든 나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치한다는 족속들은 하나같이 위선적이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그 놈이 그 놈이라는 고정관념이 크게 작용했을 터다. 다만 내가 원하는 정치성향에 맞거나 도의적인 인물이 대통령이 되면 “잘됐군” 하면서 잠시 기분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유난히 신경이 쓰였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제21대 대통령선거결과에 조바심이 일었다. 고국 떠나 살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에 이번처럼 깊은 관심을 가져본 것은 처음이다.

제20대 대통령이란 인물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정의, 상식, 도의, 소통, 타협에 무지했다. 국가를 운영하는 원칙도 단편적, 즉흥적, 편향적이었다. 무도하고 무능력하고 무책임했다. 법치를 무시하고 국가를 사유화 했다. 기억하기도 두려운 45년전 살인독재를 답습하려 했다. 결국 권력추종자들을 앞세워 내란을 시도하다 대통령자리에서 쫓겨났다.

나는 이런 인물을 희대의 영웅으로 떠받들며 손잡고 내란에 동조한 권력불나방들 뒷모습을 확인하고 싶었다. 반칙과 특권을 일삼으며 입만 열면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해서라고 외쳐대면서 순진한 국민들을 홀리고 진영, 적대, 혐오가 생존방식인 그 집단들의 후회와 각성의 끝자리를 보고 싶었다.

더불어 이 집단이 연출한 대통령후보 바꿔치기 희대의 난장판 막장드라마, 호떡 뒤집기,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정치를 코미디로 둔갑시킨 황당한 광란의 춤판의 마지막 장도 궁금했다.

게다가 이런 집단을 호위하는 극도로 우매한 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호통이 어떤 모습으로 귀결되는지도 보고 싶었다. 사필귀정 (事必歸正)을 믿고 싶었다. 이런 것들이 내가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유별나게 관심 가졌던 이유다.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탄생한 이재명은 좌우 보수 진보를 아우르며 화합과 소통을 강조했다. 손에 손잡고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함께 살아 가자며 ‘먹사니즘’과 ‘잘사니즘’을 주창했다. 권력카르텔을 철저하게 깨부수고 우리 함께 서로서로 한마음 되자고 호소했다.

그는 소년공으로 공돌이 생활을 하다 프레스기계에 왼쪽 팔을 다쳤다. 수술을 받았지만 팔이 불구다. 그는 빈한한 삶 속에서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학교지원금과 장학생으로 마쳤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했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빈자의 고통과 설음과 분노를 승화시켜 국가지도자로 우뚝 서게 되었음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가 극복한 가시밭길 삶이 어렵고 힘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음에 감사한다.

꽃 길을 걸어온 엘리트들과 다른 성장과정을 겪으며 민생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살아온 만큼 어둡고 소외된 계층의 아픔을 끌어안는 정책들을 펼쳐 주길 당부한다. 억강부약 (抑强扶弱)의 대동세상 (大同世上)을 이룩해주길 응원한다.

처참하게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고, 극렬한 갈등의 질곡을 벗겨내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길이라는 불꽃을 심어주길 바란다. 상대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혐오하고 대결하는 극단의 정치를 화쟁, 관용, 절제, 통합으로 엮어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1988서울올림픽 테마송처럼 서로서로 손에 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언제 어디서나 한마음 되어, 고요한 아침 밝혀주는 평화 가득한 나라를 만드는데 주저하지 말고 앞장서주기를 부탁한다. 오직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원한다.

 

 

왜들 이러시나 | 온라인 코리아타운글 / 최원규 (칼럼니스트·뉴질랜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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