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감정

불편한 감정도 나의 것, 적절하게 잘 사용하는 법 익혀야

“비가 내린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안 좋다. 환경적 자극이나 어려움이 온다. 슬프다, 불안하다, 화가 난다.” 이런 불편한 감정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 엄마는 시집살이를 하면서 시부모가 주는 스트레스와 남편이 주는 스트레스를 참아내기가 힘들었는데 그렇다고 시부모님과 남편에게 대들 수가 없어 첫째 딸에게 그 분노를 다 쏟아내었다고 한다.

 

01_적절한 감정은 우리 마음 살펴보게 하는 신호등

아이에게 엄마가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이에게는 힘든 일인데 스트레스가 있을 때마다 아이를 사정없이 내리쳤고 영문을 모른 채 그 아이는 수 없이 매를 맞으면서 자라나야 했다. 성인이 된 그 엄마는 어느 날부터 원일 모를 통증을 온몸에서 경험하게 되어 정상적인 삶을 살아 내기가 힘든 사람이 되었다.

또한 엄마는 막내를 늦게 낳았다. 딸만 많은 집이었기에 아들이 태어난 것이 너무나 기쁘고 좋지만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아이를 보면서도 짜증이 날 때가 많아졌다고 한다. 남편이 아이를 돌봐주기를 기대하지만 일로 바쁘게 뛰어다니는 남편은 실제로 도움이 별로 되지 않고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해야 하는 엄마는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화를 낸다고 한다. 엄마의 야단을 듣는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꾸 손톱을 물어뜯게 되고 그것은 엄마의 야단을 더 듣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많은 감정들은 그냥 표출이 되진 않는다. 삶에서 다양하게 경험하는 일상의 경험들이 감정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아주 멋있는 사람을 보았을 때 가슴이 뛰고 설레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슬퍼하고 때로는 절망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아주 오랫동안 바라고 소망하던 일이 이루어지면 우리는 아주 기뻐하기도 한다. 이렇게 감정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나타나게 되는데 적절한 감정은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것이고 우리가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는지 우리 마음에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좋은 신호등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불편한 감정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 사람들은 외부의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이 되는 분들인데 유전적 소인으로 태어날 때부터 예민하게 태어난 사람도 전체 인구의 20% 정도 있긴 하지만 어린 시절에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되는 큰 자극이나 트라우마가 될 법한 상처들로 인해서 신경조절체계의 경보음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반응되는 경우가 많다.

 

02_감정에 지배 당하지 않고 감정 조절하며 살아가야

예를 들면, 아주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된 경우 부모로부터 습득해야 하는 안정감, 소속감, 가치 감 대신 불신과 불안감을 대신 경험해야 했을 때 그것이 큰 상처로 남아 있어 조금만 불안한 일이 닥치면 그것에 위험경보신호가 발동이 되어 나도 모르게 그 불안감을 주는 대상에게 짜증과 분노가 일어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그 대상이 감당하기 만만한 대상일 경우 특히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고 그런 대상을 찾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자기 자신에게 짜증과 분노를 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때 한 번씩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일과 비추었을 때 경험되어야 하는 적절한 감정인지, 아니면 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감정인지, 아니면 유전적으로 나는 예민한 부분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어서 매사에 예민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편은 아닌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고 내가 감정을 조절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오늘 아이가 노느라 숙제를 하지 않았을 경우 엄마는 아이에게 실망을 할 수도 있고 하라는 것을 성실하게 하지 않는 아이가 염려스럽다. 엄마가 다양한 방식으로 훈육을 할 수 있지만 하나의 예로 “숙제를 하지 않았으니 오늘은 저녁에 보는 프로그램을 볼 수 없어!” 하는 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엄마가 느낄 수 있는 적절한 감정일 수 있고 적절한 훈육방식일 수 있다. 그런데 또 다른 엄마는 똑같은 상황에서 말 안 듣는 아이를 보면서 결혼 이후 자신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맘대로만 하는 것 같은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고 순간 남편에 대한 분노가 아이에 대한 분노와 함께 떠올라 아이에게 폭풍 같은 분노를 쏟아낸다.

 

03_강한 감정의 힘 약화시키는 법 조금씩 배워나가야

“너는 왜 이렇게 아빠를 닮아 속을 썩이니? 너, 엄마 죽는 꼴 보려고 그래? 너 하나 보고 내가 지금까지 참아왔는데 너까지 그러면 내가 어떻게 살라고 그래?”라고 하면서 아이의 엉덩이를 후려친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해가 될 만한 감정이지만 적절한 감정이 아니고 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과민하게 아이에게 반응하고 있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녀양육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유튜브라든가 방송 또는 책을 통해 많이 배웠고 머리 속으로는 너무나 잘 아는데 실제 삶에서는 늘 감정적 조절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엄마들이 있다면 지식으로 아이를 키우려 하기보다 먼저 엄마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엄마가 불안하다 보면 그 불안감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에게 과도한 통제와 요구를 지속적으로 한다든가 아이에게 자신의 불안한 감정을 짜증이나 분노로 쏟아내기가 쉽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불안하게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할지 모르는데 엄마가 불안하면 엄마는 그 불안감을 경험하지 않고 싶어 미리 위험한 일을 하지 않게 당부하면서 아이를 소심하게 하는 일도 시도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면 엄마의 불안이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되는 일이 일어난다. 아이도 엄마처럼 세상은 불안하고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은 건강한 반응일 수도 있고 과민한 반응일 수도 있고 이해는 되는 감정이나 그 상황에는 부적절한 감정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의 감정을 관찰하듯이 살펴보기 시작하면 감정의 홍수에 쉽게 지배당하기보다 강한 감정의 힘을 약화시키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불편한 감정도 나의 것이나 적절하게 그것을 잘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일상생활의 행복을 지켜나가는데 있어 참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상담사로 일한다는 것 – 온라인 코리아타운글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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