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준비 중인 호주한인극단 임기호 대표
“많은 분들이 가족사랑에 대한 큰 감동을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호주한인극단 (AKTC: Australia Korean Theatre Company) 단원들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네 번째 무대 완성을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음 달 5일 라이드, 12일과 13일 시티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들은 한인사회의 가정과 자녀들에게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가족사랑에 대한 큰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글 / 허지은 기자>
01_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올해로 네 번째 무대
올해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 영화로 제작이 된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해 전 세계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호주한인극단도 이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자신들의 ‘네 번째 사운드 오브 뮤직’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을 무대에 올렸던 호주한인극단은 2015년 동 극단의 옛 이름인 ‘메시지뮤지컬’을 통해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서로 다른 캐스팅을 통해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무대에 올린 바 있다. 따라서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 되는 셈이다.
이번 사운드 오브 뮤직은 10월 5일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North Ryde School of Arts Community Center (201 Coxs Rd. North Ryde)에서 라이드카운슬 지원으로 뮤지컬 콘서트로 진행된다.
시티에서는 10월 12일 (토요일)과 13일 (일요일) 각각 오후 3시와 7시 총 4회의 공연을 갖게 된다. 공연장은 Tom Mann Theatre (136 Chalmers St. Surry Hills)이다. 연출과 각색을 임기호 대표가 맡았고 음악감독과 편곡은 김나리 교수가 담당했다. 다음은 이번 공연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AKTC 임기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라던데,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단골(?) 레퍼토리로 삼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02_한인사회 가정과 자녀들에 용기와 희망 주고 싶어
얼마 전 지인을 통해 한인사회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낯선 땅까지 와서 잘 살아보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던 듯싶다. 가정이 깨지면 가장 큰 고통을 당하는 건 자녀들이다. 한인사회의 가정과 자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아울러 함께 작업했던 뮤지컬 작품들을 통해 성장한 키즈 및 유스 배우들의 실력을 입증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 동안 호주한인극단 단원들은 뮤지컬 공연뿐만 아니라 단편영화 등에도 섭외를 받아 출연했다. 10편을 제작하며 훈련된 성인팀과 키즈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을 생각하다가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올리게 됐다.
– 아직 호주한인극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호주한인극단은 ‘좋은 문화공연 만들기’라는 목표 아래 2014년 ‘메시지뮤지컬’로 시작했다. 2014년 뮤지컬 ‘넌센스’를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무대에 올렸고 2015년에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각기 다른 캐스팅으로 올렸으며 2016년에는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을 공연했다.
2017년부터는 1년에 두 편 이상의 작품을 올리고 있는데 그 해에 키즈 뮤지컬 ‘쏠티와 함께 1’과 뮤지컬 ‘김종욱 찾기’ 시드니와 브리즈번 공연 그리고 뮤지컬 ‘가스펠’을 무대에 올렸으며, 2018년에는 영어뮤지컬 ‘쏠티와 함께 2’와 뮤지컬 ‘그리스’를 공연했다.
올해부터는 비영리단체로 승격돼 ‘호주한인극단’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났으며 연극 ‘옥탑방 고양이’ 공연을 마쳤고 현재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준비 중에 있다.
03_문화는 삶의 모습이며 우리의 현실 대변하는 도구
단원 구성은 전 현직 배우들과 전공관련 학생들 그리고 취미활동으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뮤지컬의 꽃인 라이브 밴드는 대부분이 전공자이며 현재 음악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2017년부터는 영어권 관객의 숫자가 늘어 영어자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실제로 관객의 30% 정도는 영어권 관객이 차지하고 있다.
– 다른 장르들에 비해 연극에 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아직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연극 발전을 위해 교민들에게 어떤 부분들을 당부하고 싶은가?
문화는 삶의 모습이며 우리의 현실을 대변한다. 교민들의 삶이 늘 빡빡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1년에 영화도 한두 편 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모국어로 된 한국영화들도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라이브로 진행되는 무대공연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지 못한다.
무대공연은 영화에 비해 준비기간이 길고 NG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제작이 진행된다. 하지만 1년을 준비해 올리는 공연도 2-3일만 공연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제작비와 극장 대여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시드니에서 공연을 올리는 귀중한 몇몇 단체들이 있다. 작품의 사이즈나 길이에 따라 제작비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 같은 경우 2만 5000불에서 3만불 정도가 들어간다. 제작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장기공연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소요되는 비용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와 후원사나 단체들의 기부 그리고 티켓판매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04_라이드카운슬 지원으로 2주 동안 총 6회 공연
공연 수준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번 한 관객이 한국의 공연장에서 관람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는 칭찬을 해준 적도 있다. 한인사회의 깊은 관심과 관람을 통해 필요한 제작비 등이 충당된다면 더 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고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연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공연에는 손주의 손을 잡고 3대가 함께 관람을 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 이번 공연에 라이드카운슬의 지원을 받았다고 들었다.
피터 김 의원의 도움과 라이드카운슬의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돼 두 곳에서 2주에 걸쳐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10월 5일(토) North Ryde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갖는데 라이드 지역 공연은 라이드카운슬의 지원으로 뮤지컬 콘서트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라이드카운슬 지역에 뮤지컬 전문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이 없다는 것이다. 뮤지컬 공연장은 공연에 필요한 밴드좌석 및 무대장치 등을 보관했다가 나올 수 있는 무대 뒤쪽의 공간이 넓어야 하는데 이런 무대를 가진 공연장이 없다.
그래서 그 동안은 아쉽게도 캔터베리-뱅스타운카운슬 또는 시티에 있는 극장에서만 공연을 했다. 라이드카운슬 관할지역에 150석-300석의 뮤지컬 공연장이 만들어지고 지원프로그램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라이드카운슬 관내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크고 작은 어려움들 속에서도 의미있는 작은 활동도 겸한다고 들었다.
공연을 올리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결국 재정적인 부분이다. 현재는 공연을 마치고 나면 재정이 간신히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다른 단체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컴패션과 함께 하게 됐다.
라이드와 시티 공연장에 컴패션 테스크를 설치하고 컴패션 사역소개 및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후원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여성합창단 ‘굿 프렌즈’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05_내년 창작뮤지컬 ‘모세’와 ‘너는 특별하단다’ 공연
내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두 개의 뮤지컬 작품을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두 작품 모두 창작뮤지컬이기 때문에 이미 작업에 들어간 상태이다. 내년 4월 공연예정으로 초대형 창작뮤지컬 ‘모세’를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모세는 하울터테인먼트 (대표 조성룡) 주관으로 AKTC, 킹스엔젤발레아카데미, MOWM, 시드니호산나선교회 등이 중심이 돼 만드는 초대형 뮤지컬이다.
성경적 이야기를 기초로 해서 창조적 상상력이 더해질 이번 작품은 그 동안 한인사회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의 수준을 크게 향상시켜줄 것이다. 채스우드 소재 더 콩코스에서 2000명 이상의 관객을 초청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 중이며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10월 공연을 목표로 창작뮤지컬 ‘너는 특별하단다’를 올릴 계획이다. 유명한 크리스천 작가인 맥스 루케이도의 작품을 기초해서 뮤지컬 형식으로 재탄생 시킬 예정이다. 호주한인극단의 제7회 정기공연작이며 내가 기획과 연출을 맡고 김나리 교수가 음악감독을 맡아 ‘희망충전 뮤지컬 프로젝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디션은 내년 3월 중에 있게 된다.
– 끝으로, 교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달라.
공연예술이라는 것이 앞에서는 화려하지만 뒷면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우리 한인사회가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문화적 소양이 더 성숙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온 가족이 함께 멋진 옷을 입고 멋진 공연을 보러 간 기억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창조적 자산이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가족사랑에 대한 큰 감동을 받아 가시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