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즐길 줄 알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한 아들들이 돼주길…
아들들이 그리스 여행을 떠났다. 배웅하면서 셋이 찍은 사진을 한참 동안 보고 또 보고…. 언제 아이들이 이렇게 커버렸지? 조그마했던 녀석들이 어느새 어엿한 성인이 되어 해외여행을 함께 계획하고 준비하더니 이국적인 곳에서 경험하는 사진들을 매일 보내온다.
01_어른이 된 두 아들… 나에게는 또 다른 역할 주어질 것
나를 통해 세상에 나온 아이들,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특성을 지닌 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주전, 여행을 가기 전 챙기는 짐이 너무 달라서 또 놀랐었다.
온갖 테크놀로지 제품들을 비롯해 가방 두 개를 빽빽하게 싼 큰애에 비해 작은애는 달랑 배낭 하나… 이 녀석이 해외여행을 가긴 가는가 싶어 어이가 없었다.
여행 전날 섬세하고 다정다감하여 말이 좀 많은 편인 큰애와 햇볕을 쬐며 오후 한나절을 같이 보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가는 줄 몰랐던 아들과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둘째는 자연과 책을 좋아하며 과묵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주는 듬직한 면이 있다. 나의 등 마사지 담당은 물론 집 안팎 대소사에 항상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도 아이들한테 맞추려니 많이 변했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그러했듯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길을 걸어왔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 버린 두 아들을 바라보면서 이제 그들만의 세상을 나름대로 만들어가는 여정에서 나에게는 또 다른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 설레는 맘으로 그 역할들을 기다린다.
02_직장에서의 나의 역할도 변화를 요구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직장에서의 나의 역할도 변화를 요구한다. 수많은 이들이 학교에 머물다 떠나기를 반복한다. 우리 과에도 몇몇 선생님들이 은퇴를 했거나 직장을 옮겨 떠났고 또 새로운 선생님들이 들어왔다.
계속되는 새로운 바람에 적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나 역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익숙해져 가기는 하지만 사실 쉽지가 않았다. 정든 이들을 떠나 보내는 아쉬움이 새롭게 다가온 이들의 반기는 마음보다 훨씬 더 자리가 컸기 때문이었다.
이런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느 모임이든 그 누구와 관계를 맺든 당연히 있게 마련인데 내겐 왜 그렇게 어려울까? 인간관계에서 생긴 변화에 적응하고 익숙하게 되기까지는 참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03_아침에 눈 뜨는 순간, 살아있음에 감사로 시작하자
최근 지인에게서 받은 사디그루 (Sadhguru)의 메시지를 보고 있다. 사디그루는 인도 사람으로 그 나라에서 추앙 받는 정신적인 지도자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법정 스님을 연상케 하는 사람으로 모든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에 답을 시원하게 제시해준다.
그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거나 의존하지는 않는다 하여도 가볍게 취하고 넘겨야 할 삶의 필요한 팁이 많아 좋다. 가족들 모두 외국으로 떠나고 처음으로 일주일을 혼자 보내고 있을 즈음, 그를 만난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평소에 요가를 즐겼던 나는 마음의 웰빙도 갈망했었던가 보다.
‘내가 경험하고 내게 일어나는 모든 것은 내 안의 것을 반영한다. 나는 내 자신에 책임을 진다. 나의 지능과 의식으로 삶의 반응한다. 모든 것에 집중하자.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완벽한 기쁨을 누릴 자격을 갖고 이 세상에 왔다. 나이가 들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더 많이 행복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미소로 하루를 맞고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로 시작하자.’
04_그를 통해 내 안이 더 단단해지고 평안해짐을 느낀다
이미 우리 모두 알고 있었었을 지도 모르는 메시지들이지만 그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들쑥날쑥 했던 마음의 변화는 그를 만나면서 기복과 횟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내 안이 더 단단해지고 평안해짐을 느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할 것들, 더 깊이 생각해볼 것들이 참 많다.
방금, 아들들이 또 여러 장의 이국적인 풍경 사진들을 보내왔다. 부지런히 패밀리 밴드에 올리고 그들의 경험을 함께 나눈다. 건강한 모습의 나의 두 아들들이 활짝 웃고 있다.
부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멋진 젊은이들이 되어다오. 부디 어떤 상황에서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한 아들들이 되어다오. 지중해의 강렬한 햇볕과 어우러진 푸른 물결이 아들들의 미소를 실어와 내게 다정히 손짓한다.
글 / 송정아 (글벗세움 회원·Bathurst High 수학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