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감상
사랑은 질긴 무명 같았으나 가슴 벽을 깨고 들어갔어야 하는 것. 영원이 함께 하며 한 몸 되어 그림이 되고 시가 되자는, 사랑도 일이라 방벽이 되고 천장이 되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 곳만 바라보는 것.
함께 바라보던 풍경들 두루마기로 말아 간직하자고 했지, 몸 어딘가에 남기고 싶다고 했어, 그러나 예기치 않는 태풍에 종잇장 같은 서약 흘러가버렸네. 깊을수록, 눈이 멀수록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아니 될 수 없었나 봐. 떠나가는 그니 먼 길 헤매겠으나, 보내는 이 혼자이게 마련이다.
이별도 사랑이라, 바닷가에 혼자 잠긴 이 푸지게 고왔을 것이다. 떠난 이 보고픈 남해 금산 몹시도 아름다웠을 것이다
윤희경 (시동인 캥거루 회원·미네르바 등단·시와 표현, 미네르바, 한국 동서문학 다수 발표)
* 바로 잡습니다 2018년 10월 12일자 본란에 실렸던 필자의 ‘남해 금산’ 감상은 필자가 파일을 첨부하는 과정에서의 실수로 다른 분의 감상이 보내져 빚어진 착오였음을 알려드리며 이에 바로 잡습니다. 본의 아니게 혼란을 겪으셨을 정끝별 교수님과 애독자 여러분께 사과와 이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