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볶음밥에 신라면 한 컵

바다 옆 수영장 거북등에 올라

무릎 꿇고 기어온 허기진 오후

 

노스 시드니 그린 스퀘어

누린내 우거진 후드 코트 테이크어웨이

버터빵과 햄버거 스테이크에 치킨 파스티 피자

 

먹지 않아도

위장은 이미 기름칠

밑 막혀 뒤집힌 개수대

 

뱃속에 햄버거를 우겨 넣고

피자와 캔터키 닭다리에 매달려도

헛헛해

먹어도 먹어도 구역질 나게 먹어도

헛헛해 헛헛해

 

줄지어 늘어선 테이크어웨이 숍

가출한 넋 불러올

토종 인 박힌 칼칼하고 개운한 맛

윗층 아래층 빙 빙 빙

간판 Umma에 끌려 들어 눈 속 번갯불 터진 메뉴

주방에서 내온

김치볶음밥에 신라면 한 컵

기름 속에 빠진 워홀 4개월

뻥 뚫린 허기

이 살 맛

 

 

이남희 (캥거루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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