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철은 떠나는 이가 남긴
뒷모습처럼 쓸쓸하고
하루 무사히 넘긴 날은
달빛 조각 같아요
마이너스 20도였던 오늘보다
내일은 더 춥다고
가슴 패인 원피스 살랑살랑 웃으며
TV날씨를 전합니다
가족이 꼭 사랑이라는 이름일까요
이제 혼기도 직장도 놓쳐버린 아들
하루 종일 TV 끌어안고
미국 중국 폭설 뉴스는 라면 국물처럼 맛있다며
안방이 젤 안전하다 히히덕
낙엽 같은 아버지 가슴
가을 비로 내리고요
술꾼은 어디서부터 인생이
헝클어진 것일까 세어봅니다
고양이도
연인과 함께 떠나버린 새벽은
늙은 여가수 목소리처럼 부서지네요
겨울 실은 기차 안개 속을 달리고
나는 종착역에 서지 않는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글 / 전소현 (시드니동그라미문학회 회원·현재 카스다문화사회복지기관 홍보스페셜리스트로 근무·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