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술타령 ②

우리는 술이라는 ‘탄력 좋은 공’을 하나 가지고 놀이를 즐겼을 뿐… 술을 너무 마시는 것도 이해 할 수 없지만 술을 전혀 못 마신다는 것도 사실 이해하기...

그 여자의 술타령 ①

단 한잔도 술을 못 마시는 내가 술꾼의 아내가 된 것은… 한 여자가 커다란 이민가방을 들고 호젓한 길가에 서 있었다. 동네는 나무들이 많아 대낮에도 으슥하다. 지나가던...

낡은 작업화

이제 숨겨야 하거나 낯선 도둑에게 보여주려는 전시용이 아닌…                                             우리 집 현관 앞에는 깔끔하고 예쁜 신발들이 질서정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2미터쯤 멀리 떨어진...

제사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을 하나하나 내려놓는다 두 분께 큰절을 올리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예비며느리가 마음에 드셨는지 연실 싱글벙글하신 아버님의 모습에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하지만...

정크메일

‘내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해 존재할까? 나 자신만을 위해 존재한다면 과연 나는 무엇인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인가?’ 얼마 전 이웃에 사는 친구가...

이별

흩어진 낙엽 위로 빗물은 어지러이 춤추고 투명한 물방울 안에 갇혀 있는 너와 나의 시간 어설프게 지워낸 도화지 위 연필자국마냥 흐릿하게 번진다   안개처럼 희미한 흔적 따라 허공에 휘젓는 허망한 손짓 아득한 절망에 가라앉는 순간 바람이 잠시...

겨울엔

겨울엔 귀에서 파도소리가 들린다. 눈을 감으면, 사각사각 다가오는 차갑고 싸늘한 소리, 창문을 때리는 고함 소리. 단단히 여민 창문은 이내 부서지고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거리다 나는...

다시 읽고 싶은 책

봄이면 풀린다는 백봉 선생의 말처럼 정 씨가 길례에게 돌아오나? 오래 전에 읽었던 박완서의 단편소설 제목 하나가 떠오르질 않아 온종일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자기의 경험을...

슬픈 이별

나리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 애 두 눈에선 물 줄기가… 내 품속에서 나리는 평화스럽게 잠들어 있었다. 자다가도 몇 번이고 슬픈 눈으로 올려다 보았다. 이제는...

추억의 강

능선을 타고 미끄러져 내리는 하얀 안개 달빛은 스믈 스믈 차게 식은 밤공기 물결처럼 어둠이 퍼지는 시간 차가운 입김이 창에 서린다   고요의 바다를 헤치는 부엉이의 낮은 울음소리 수면 위로 공기를 갈구하는 물고기마냥 서서히 솟아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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