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요즘 보기 힘들어진 사무기기 중 하나가 Fax입니다. 특유의 ‘삐~’ 하는 금속성의 긴 소리와 함께 꽤 오랜 세월 동안 전화기 다음으로 중요한 통신기기 자리를 지켜왔던 Fax…. 그도 이제 인터넷의 발달,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더 이상은 어쩔 수가 없게 된 겁니다.

내비게이션이 없었던 시절에는 지도책 UBD에 의지하며 어렵게 새로운 곳을 찾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어찌 찾아가도 전혀 엉뚱한 곳에 가있거나 몇 번이고 같은 길을 뱅뱅 돌았던 기억도 적지 않습니다. 그랬던 어려움 혹은 불편함을 한방에 해결해준 것이 바로 신통방통한 신문물 내비게이션이었습니다. 아무리 낯선 곳, 아무리 먼 곳이라도 이 신기한 물건만 있으면 큰 문제 없이 갈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런데 이 내비게이션도 자동차 앞 유리에 부착돼 있는 모습이 이제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어지간한 새 차들엔 아예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술 더 떠 구글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내비게이션보다 더 편리하고 정확한 길 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더 신기한 것은 이곳 호주에서도 한국말로 길 안내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카카오톡이라는 괴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모발폰 문자메시지가 전부였는데 외국사람과는 물론, 한국사람들끼리도 영어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은 한국말을 소리 나는 대로 영어로 써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던 기억도 납니다. 이후 혜성처럼 등장한 카카오톡은 보이스톡은 물론, 페이스톡 기능까지 탑재해 메시지 통신세상을 완전히 뒤집어놨습니다.

코로나19의 산물이긴 하지만 요즘은 ZOOM을 이용한 행사들이 여기저기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방청객들을 현장으로 끌어들일 수 없는 TV 프로그램에서도 랜선 관객, 랜선 심사위원단이라는 새로운 용어와 함께 온라인으로 이를 대체하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0년 전쯤으로 기억됩니다. 진작부터 주4일 근무를 실시해오고 있었던 코리아타운은 매주 월요일 아침 아홉 시 반이면 전 직원이 모여 회의를 하곤 했습니다. 전주 금요일에 발행된 코리아타운에 대한 전반적인 리뷰와 그 주에 나올 코리아타운에 관한 구체적인 준비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회의 때마다 ‘매주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미팅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꼭 필요한 회의가 아니면 전체가 모이는 자리 대신 개별적 지시 혹은 간단한 스탠딩 미팅으로 기자들을 편하게 만들어줬던 저였습니다.

당시 20명에 육박하던 코리아타운 사람들도 꼭 자리를 지켜야 할 보직 이를테면 광고코디네이터나 어카운턴트 등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 즉, 기자나 편집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 웹마스터 등은 외부근무 또는 재택근무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공유할 내용이 있으면 화상채팅까지도 필요 없이 단톡방을 이용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이 같은 생각에서 코리아타운은 아주 오래 전부터 마감일인 목요일에는 전 직원이 모이되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보직이나 상황에 따른 탄력적 재택근무를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올 초 코로나19의 습격을 받고 나서는 꼭 필요한 인력 외에는 사무실 근무를 지양하고 있는데 저만 해도 7개월째 출근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집 별채에 마련된 제 사무실(?)에서 온라인을 통해 소통과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nbn 덕분에 회사서버에 있는 코리아타운 한 권 분량의 파일을 불과 1-2분만에 가져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 변화를 더 가져오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그럼에도 상도의를 거스르고 동종업계를 더 큰 어려움으로 몰아넣는 반칙과 양아치 짓을 일삼는 사람들에게는 변화의 조짐이 전혀 없습니다. 그들로서는 그렇게라도 살아남아야겠다는 절박함일 수도 있겠고 그들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각종 반칙과 양아치 짓을 해가며 호시탐탐 남의 밥그릇을 가로채는 하이에나 류의 인간들을 없앨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도 이제는 좀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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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tonyau777@gmail.com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