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들 이러시나

뉴질랜드에 자리잡아갈 즈음, 주위에서 키위들이 모이는 교회에 나가보라고 했다. 나는 종교인이 아니지만 뉴질랜드 문화를 다양하게 접해보기 위해 뉴질랜드 사람들이 드나드는 교회에 참석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백인들이 다니는 동네 교회에 나갔다. 신도수가 30-40명 정도 되는 작은 교회였다. 성가대는 없고 청년 한 명이 기타를 치면서 찬송을 인도했다.

교회 앞쪽 의자 위에 대나무로 엮은 작은 바구니가 있었다. 헌금 바구니였다. 한국교회의 생명줄인 헌금 거두는 잠자리채 ‘돈채’는 없었다. 개인이름이 적힌 헌금봉투도 없었다. 예배 참석자들은 바구니에 종이돈도 놓고 동전도 놓았다.

담임목사 직업은 배관공이라 했다. 목사는 교만하지 않고 겸손했다. 상쾌했다. 교회가 온통 맑은 바람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바라는 교회와 목사의 모습이 거기 있었다. 기독교에 대한 나의 인식이 그때처럼 신선했던 적이 없다.

나는 종교가 없다. 그렇지만 내 아내는 일요일이면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종교인이다. 성실한 종교인에겐 유감스러운 표현이 되겠지만, 나에게 있어 종교란, 특히 한국의 기독교란 무지한 사람들 세뇌시켜 돈 긁어내는 변태 사기업체로 각인돼 있다. 그렇게 된 연유를 굳이 여기서 나열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코로나바이러스가 2020년 지구촌을 거세게 흔들어놓고 있다. 인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공포 속에서 전전긍긍이다. 전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야말로 노심초사 고군분투 하고 있다. 식자들은 코로나 이후 시대는 뉴 노멀 시대라고 예언하면서 삶의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예고하고 있다.

헌데 한국에는 이러한 두려움과 변화의 흐름에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오직 자신들이 쌓아온 변태의 철옹성이 무너질까 광분하여 망나니칼춤의 굿판을 고집하는 거대한 공룡집단이 있다. 이름하여 교회라는 집단이다. 이들에게 있어 코로나 방역당국에서 호소하는 방역수칙은 마이동풍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목사의 신격화, 아방궁 같은 대형교회건물 짓기, 신도 성폭행, 교회 대물림으로 대변되는 한국 기독교집단은 종교가 아니라, 종교를 앞세운 폐쇄성에 함몰된 사이비 어용단체다. 비과학적이며 편협하고 맹목적이며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자신들의 세계에 매몰돼 광란의 춤판을 멈추지 않는 변종집단이다.

사랑제일교회는 전광훈이라는 인물이 담임목사다. 그는 극우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정치집회를 주도하고 선동한다. 그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었다.

“하나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궤변을 싱글싱글 웃으면서 늘어놓는다. 성도라는 무리들은 광란의 환호성을 지른다.

그는 동시에 부동산업자다.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지역에 포함돼있어 교회를 이전해야 하는데도 요지부동이다. 토지수용위원회의 감정가격은 82억원이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563억원을 내놓으라고 생억지를 쓰고 있다.

지난 6월 법원에서 교회건물 강제철거지시가 내려지자 트럭과 차들로 진입로를 막고 신도들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저항했다. 몽둥이를 들고 교회를 사수하겠다며 교회 곁에서 불침번을 선다. 법도 없고 이웃도 없고 폐쇄된 자기들 집단만 있다. 공포의 광기다.

코로나 방역당국에서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하자 “목사님이 기도했으니 우리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고 무시한다. 목사가 신이다. 다닥다닥 붙어 앉아 아멘 할렐루야를 부르짖는다. 할일 없는 인간들 걸핏하면 금식기도 한다고 떼거리로 모여 잠을 자고, 수련회라면서 합숙을 한다. 세뇌 행사다.

결국, 사랑제일교회 전 목사와 신도들을 필두로 집합금지 조치를 뭉갠 여러 교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도 기도도 헛것이 된 거다. 그들의 감염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그들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제2차 대 감염의 문턱으로 나라 전체를 몰아갔다. 무지몽매한 집단에 의해 온 국민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래서 맹신과 맹종과 무지는 더불어 사는 삶을 파괴하는 공포의 바이러스인 거다.

누가 그랬다. ‘진정한 신앙은 내 믿음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며 내 신앙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종교가 사회를 바로잡는 등불이 되어야 하건만 외려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고 있다.

목사가 신이 된 한국 기독교, 신자가 재산이 되어버린 한국 기독교, 이래서 뜻있는 국민들은 기독교를 빈정대며 역겹다고 하는 거다.

 

 

글 / 최원규 (칼럼니스트·뉴질랜드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