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일’ 하는 주부인가요?

가족 위해 자신의 삶 헌신하는 아름다운 그 이름… 주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 흔히 듣는 말은 바로 “일 하세요?”라는 질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일’이라는 것은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눈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가사노동으로 헐떡이는 주부들의 노고는 누가 알아줄까? 정말 전업주부들은 집에서 매일 낮잠만 자고 TV만 보는 걸까? 가족 내에서의 여성의 존재는 소금과도 같다고 했다. 그 존재는 쉽게 느껴지지 않지만 부재는 모든 맛을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주부들의 애환 속으로 함께 들어보자. <구성/정리 김희라 기자>

 

 

Part 1

 

힘들다고? 지금이 편한 줄 알어!

나가서 돈 버는 사람은 힘들고, 전업주부는 세상 편하다는 편견

“지금은 천국이야. 애들 더 크면 더 힘들어!” 혹은 “지금이 좋을 때야, 애 나오면 더 고생이야!” 등 고통(?)을 먼저 겪은 이들이 건네는 조언 아닌 조언은 듣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집안 일에 지치고 육아에 지친 이들에게 건네야 할 말은 어쭙잖은 조언이 아닌, 그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편안한 대화와 공감, 따뜻한 차, 그리고 맛 있는 음식이다.

 

01_신혼 전업주부의 현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집에 살고 함께 눈 뜨는 행복한 일상. 매일 끼니마다 따뜻한 밥상이 차려지고, 식사 후엔 향긋한 차와 커피 한잔, 뽀송뽀송 잘 마른 옷을 입고 외출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로맨틱하고 행복할 것만 같은 일들이 결혼을 하면서 당장 현실로 다가온다.

주말 아침, 일어나자 마자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국을 끓인다. 반찬은 어제 남편이 일 하러 간 동안 하루 종일 만든 멸치볶음, 오징어채무침, 호박볶음, 동그랑땡, 그리고 친정에서 가져온 김치. 아내는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밥을 먹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좋다.

부랴부랴 한 가득 쌓인 설거지를 마친 후 커피를 한 잔 끓여 뒷마당에 나가 햇볕 아래서 남편과 함께 티타임을 가진다. 어라? 햇볕이 좋으니 아내는 빨래 생각부터 난다. 세탁기를 돌린 후 한껏 여유 부리며 노래를 듣는 남편을 옆에 두고 잔디에 자란 잡초를 뽑아본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세탁이 끝나고 빨래를 모두 널고 나니 점심시간. 날도 좋은데 남편은 나가자는 말도 안 한다. 똑 같은 국은 두 번 안 먹는 식성 때문에 이번엔 다른 국을 끓여낸다. 두 끼를 먹고 나니 반찬이 많이 줄었다. 장을 보러 남편과 마트에 들른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마트에서 보내는 시간은 소소하지만 행복하다. 주말 저녁은 역시 외식. 맛 있는 음식을 먹고 돌아와 남편과 함께 한숨을 돌리기는커녕, 장본 재료들을 정리하고 내일 남편이 싸갈 도시락 재료를 준비한다.

도시락 준비를 마치고 또 쌓인 설거지를 해치운다. 뜨거운 물로 뽀득뽀득 닦아내고 나면 속이 후련하다. 주변을 정리하고 돌아서니 집안이 너무 지저분하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한 뒤 소파에 앉아 시계를 보니 잘 시간이 됐다. 재빨리 샤워하고 침대 속에 들어가 꿀 같은 잠을 청한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다음 날 출근한 남편에게 친구가 질문하길 “주말에 뭐 했어?”라고 한다면 남편의 답은 무엇일까? 남편의 대답은 “집에서 쉬고 장 보러 나갔다가 외식하고 왔지”일 것이다. 다음 날 전화 받은 아내에게 친구가 같은 질문을 했다면? 아내의 대답은 “하루 종일 밥 하고, 빨래 하고, 청소 하고, 장 보고…”.

평일, 주말 없이 365일을 쉬지 않고 노동하는 전업주부에게는 왜 “놀아서 좋겠다” 또는 “쉬어서 좋겠다”라는 표현을 하고, 주말을 꼬박꼬박 쉬어가며 일 하는 이들에게는 “피곤하겠다. 푹 쉬어!”라든가 “고생이 많네”라는 격려를 하는 걸까.

밥상 위 맛 있는 식사, 잘 개어진 옷, 깨끗한 집안 환경… 모두 주부의 노동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라는 걸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당연하다고만 여겨지는 주부의 역할. 주부의 고난을 무시하지 말자.

 

02_임신으로 힘든 시간 보내는 예비엄마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작은 것에도 큰 스트레스를 겪는 임산부. 배가 나와 숨 쉬기가 힘들고, 밤마다 화장실도 자주 간다며 나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임산부에게 혹시 “지금이 편한 줄 알어. 애 나오는 순간부터 고생 시작이야!”라는 망언을 해본 적이 있다면 조용히 손을 들어보자.

너무 오래 돼서 그 때의 고통을 잊었을 수도, 아니면 그런 고통을 아예 못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럴 수는 있지만 남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망언은 하지 말자. 누구에게는 스치는 한 마디일 수 있어도, 누구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비수가 될 수도 있다.

임신 전에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피곤함. 피곤함이 ‘물밀 듯 밀려온다’는 표현이 딱이다. 임신 사실을 몰랐을 때는 하루에 커피를 세 잔이나 마시고 낮잠을 자도 그 피곤이 가시질 않았다. 테스트기에 선명한 두 줄을 확인하고 나니 자신이 왜 그렇게 피곤했는지 깨닫게 된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조금 적응이 된 걸까, 아니면 임신 체질인 걸까. 몸은 천근만근, 정신은 오락가락 하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괜찮다. 임산부이니 하루에 한 두 시간은 아기를 위해 낮잠을 자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집안일은 아내의 몫. 피곤한 몸으로 여느 때처럼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한다.

임신 전에는 대충 먹던 식사도, 이제 아기 때문에 거르지도, 대충 먹지도 못한다. 그러다 보니 몸은 더 지치고, 가끔은 남편을 기다리다 소파에 누워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기도 한다. 아직 비어 있는 식탁을 보며 남편 표정에 조금 불만이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아직 결혼 전인 친구들은 임신의 고통을 전혀 공감해주지 못한다. 같이 카페에 가도 커피를 마시지 않고, 횟집 가기를 꺼려 하는 임산부를 점점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난 떤다’며 뒷얘기를 하는 친구들도 생겨난다.

개월 수가 늘어나며 육아와 출산에 대한 조언을 얻어보고자 어렵게 만난 선배맘은 조언을 해주기보단 군대 고참이 신참 보듯 한다. “그땐 다 그래. 나도 똑같이 다 겪었던 거야” 아니면 “힘들지? 애 나오면 더 힘들다? 지금 뱃속에 있을 때 더 많이 다니고 즐겨!” 귀에 들리는 말이 하나부터 아홉은 다 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쁠까?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고,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게 처음이라 혼란스러운 마음을 위로 받으려 마련한 자리인데, 왜 시어머니 잔소리보다 더 짜증이 나는 건지…

막달이 될수록 몸은 무겁고 숨 쉬기도 힘들어 입에 붙은 말이 “우리 아기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인데, 이 습관 같은 말버릇을 말꼬리 잡아가며 “뱃속에 있을 때가 천국이야!”라는 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주변 사람들.

그러지 말자. 배 밖으로 나와도 고생이지만, 뱃속에 있어도 고생인 건 마찬가지이다. 똑같이 고생하더라도 ‘내 아기 얼굴 보며 행복도 같이 느끼고 싶다’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임산부이다. 그들의 감정을 컨트롤 하려 하지 말자. 먹고 싶은 것 먹고, 뱉고 싶은 말 모두 할 수 있게 들어주자. 그게 최고의 위로이자 조언이다.

 

 

Part 2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누가 나만 힘들 대? 내가 힘들다고, 고통은 상대적인 거라고!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재벌 2세라도 알고 보면 그만의 고민이 있을 것이고,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평범한 사람이라도 그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무언가 있을 것이다. 이렇듯 모든 삶은 상대적이다. 같은 일을 겪어도 천차만별의 감정과 고통을 겪는다. 삶의 스트레스를 털어 놓는 이에게 “다른 집들도 다 그러고 살아.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너는 오히려 더 나은 환경에서 일 하고 사니 행복한 줄 알아”라는 식의 대답은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름 없다.

 

01_하나부터 열까지 해내는 워킹맘

결혼하고 출산한 이후에도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워킹맘. 자신의 전공이나 기술을 살려 사회 속에서 일 하며 살아가는 워킹맘은 정말 멋져 보인다. 이런 워킹맘들은 보기엔 비교적 자유로운 삶을 사는 듯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전업주부들과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샤워를 한 뒤 화장부터 머리까지 말 그대로 초고속 준비를 해야만 한다. 토스트에 계란을 올려 먹거나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간단히 먹는 날도 있지만, 아침은 든든히 먹어야 한다는 남편 때문에 대부분을 한식으로 준비한다.

여기에 만약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할 일이 추가된다. 아직 눈도 못 뜬 채 변기 위에 하염없이 앉아 있는 아이를 달래 세수를 시킨 뒤 이를 닦이고 억지로 식탁 앞에 앉힌다. 일어나자마자 부대끼는 건 당연히 알지만 그래도 밥은 먹여 보내야 하니 싫다는 아이를 부여 잡고 반 강제로 밥을 먹인다.

겨우 몇 숟가락 뜬 아이에게 옷을 입히고는 가방에 빠진 건 없는지 모두 챙긴 뒤 차에 올라탄다. 출근 전 아이를 먼저 데려다 주어야 하기 때문에 출근시간에는 항상 늦는다. 그렇다고 아무도 없는 학교에 아이를 혼자 두고 올 수는 없기 때문에 회사에는 눈치를 보며 양해를 구한다.

일 하는 중에도 아이는 잘 있는지,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온갖 걱정들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혹시라도 아이가 다치거나 아프다는 연락이 오면 또 눈치를 보며 반차를 쓴다. 남편에게 SOS를 쳐보지만 돌아오는 건 ‘힘들다’라는 답장.

집에 데려오니 열이 39도. 겨우 예약 가능한 GP를 찾아가 상담하니, 감기란다. 이번 주는 무조건 집에서 쉬어야 한다고 한다. 오늘이 아직도 수요일인데… 이틀을 어떻게 하나. 남편을 닦달해 겨우 하루씩 휴가를 내 아이를 돌보는 걸로 합의를 본다.

하루 종일 일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기다리는 것은 휴식이 아닌 집안일이다. 당장 옷 갈아 입을 시간도 없이 밥부터 차리고, 밥을 먹은 후에는 밀린 청소, 빨래, 아이 씻기기, 숙제 도와주기… 끝이 없는 미션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때, 비슷한 시간에 퇴근한 남편이 ‘아내의 집안일’을 함께 한다면? ‘불행한 표현’이지만 당신은 정말 ‘행운’이다. 가족의 구성원들이 함께 도우며 집안일을 하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많은 남편들이 집안일이라는 것을 모두 아내의 일로 여기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워킹맘들이 ‘돈 버는 것’과 ‘집안일’에 24시간 치이며 살아간다. 낮에는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저녁에는 집안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모두 감당해야만 하는 것.

전업주부가 듣는 “집에서 노는데 뭐가 힘드냐?”는 말이 워킹맘이 듣는 “다른 집도 다 이렇게 살아. 너만 힘든 거 아니야”와 같은 맥락인 것. ‘다 그런’ 집처럼 살지 말고, 우리가 생각하는 ‘극소수’의 집처럼 살아보자. 아내와 남편 모두가 집 안과 밖에서 함께 나누어 일 하는 것 말이다.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일이지만 ‘틀리다’라고 여기고 있는 그 가정의 모습을 직접 실천해보자. “남편이 아내의 일을 도와 준다”며 적당히 유세를 부려도 좋고 조금은 잘난 척을 해도 좋다. 단, 직접 밥 차리고 아이를 씻기는 최소한의 행동을 하는 이에게만 그 권리가 주어질 것이다. 물론 그것 또한 과하면 무사하지 못하겠지만.

 

 

Part 3

 

넌 집에서 놀아서 좋겠다!

부럽다, 집에서 맨날 놀고 자고… 나도 너처럼 한 번 살아봤으면 좋겠다

주부는 365일 휴가가 없다고 했다. 게다가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휴가나 방학을 보내는 날이면 주부는 10배 더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들이 밖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동안 주부들이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남는 시간을 이용해 쇼핑을 하거나 친구들과 차를 한 잔 마시는 등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지만,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시간을 다 써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01_집에서 하는 게 뭐냐? 초보 엄마 이야기

이제 막 100일의 기적을 맛 본 초보 엄마. 아기는 하루 종일 밥 달라 기저귀 갈아 달라, 안아 달라 난리다. 아기는 3시간 마다 밥을 먹고 나머지 시간은 하루 종일 잔다고? 말이 3시간이지, 수유하고 기저귀 갈고 우는 아기 달래 겨우 재우고 나서 젖병 씻고 밀린 설거지 하고 이제 좀 쉬려 하면 다시 밥 달라고 난리다.

앉아서 밥 먹어본 지는 오래. 따뜻한 밥에 먹고 싶은 반찬 올려 먹은 적은 언제 인지 기억도 없다. 수유하면서 겨우 먹는 빵 한 조각, 그것마저도 부대껴 특식(?)으로 먹는 건 컵라면 하나. 그나마 친정 엄마가 찾아와 아기를 봐주시면 잠깐이나마 정신 차리고 배를 채운다.

밤낮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니 남편이 퇴근했다. 아기를 돌보면서 받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오직 기다리는 건 사랑하는 남편 얼굴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집안은 엉망이고 저녁준비는 아직. 딩동 울리는 벨에 버선발로 나가 웃으며 맞은 남편인데, 돌아오는 대답은 “집안 꼴이 이게 뭐냐? 하루 종일 집에서 뭐했냐?”다.

저녁을 차리며 온갖 생각에 휩싸인다. 나는 무슨 존재일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출근하고, 능력도 인정 받는 커리어우먼이던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고 있지? 아기는 또 왜 저렇게 시도 때도 없이 울어 댈까? 어떻게 해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일요일 오후, 소파에 누워 하루 종일 TV만 보는 남편이 꼴 보기 싫다. 육아에 지친 아내가 남편에게 육아를 부탁한다.

 

“난 밖에서 일 하고 왔잖아. 나 너무 피곤해!”

“나도 새벽까지 애 보느라 잠도 못 잤어. 두 시간만 눈 좀 붙이게 잠깐만 봐줘.”

“그럼 내가 집 안일 할 테니까 니가 나가서 돈 벌어오든지. 나가서 내가 버는 만큼 벌어 와봐. 나도 너처럼 집에서 놀면서 집안일 하고 애 보는 게 소원이다!”

 

아내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 남편은 친구들과 술자리 약속을 만들어 외출해버린다. 아내는 이제 모든 것에 의욕을 잃고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에 걸리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엄마는 아기를 버려 둘 수 없다.

끝날 것 같지만 끝나지 않는 육아와 자신의 처지 때문에 저 바닥 아래까지 낮아져버린 자존감. 속도 모르고 자기 편의만 채우려는 남편의 이기적인 언행. 사랑하는 내 아기는 나 혼자 만들었나? 아기는 부부가 사랑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결과물이다. 하지만 왜 모든 책임은 엄마에게 돌아가는 걸까?

남편들은 항상 기억해야 한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느라 씻지도 못하고 눈도 못 뜬 채로 아이를 안고 있는 이 사람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그래서 내 곁에 두고자 했고 소유하고자 했던 그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가서 돈 버는 것이 다가 아니다. 사람은 소통으로부터 행복을 느껴야 하는 사회적 존재이다. 하루 종일 말 조차 통하지 않는 아기의 모든 것을 받아주는 ‘노동’을 한 아내에게 말 걸어주고 관심을 가져주자.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집 앞 공원에서 바람을 쐬고,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도 주도록 하자.

그 아주 작은 관심이 아내에게는 세상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남편이 건네는 다정한 말 한마디, 아내가 할 수 없는 집안일을 함께 하는 것, 잠깐이나마 아기를 함께 돌보는 것. 현명한 남편 덕에 이제 아내는 다시 ‘육아’라는 ‘전쟁터’로 나설 용기가 생겼다.

 

02_‘이제는 베테랑’ 주부의 하루 일과

2살배기 딸과 12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주부 김슬기씨. 슬기씨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난다. 패밀리 데이케어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등교 준비와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남편에게 아침을 차려 주기 위해서이다.

새벽 6시에 일어나 깨끗이 씻은 뒤 바로 아침 준비에 나선다. 아침으로는 꼭 식사를 해야 하는 남편을 위해 밥을 안치고 어제 저녁 미리 끓여 둔 미역국을 데운다. 아이들은 곧 죽어도 시리얼과 잼 바른 빵을 먹어야 하는 식성이라 일단은 식사 준비를 미뤄두고 도시락을 먼저 준비한다.

입이 짧은 큰 아이를 위해 너겟 몇 개와 주먹밥을 만들고, 후식으로 먹을 과일을 잘라 곁들인다. 꽝꽝 얼린 요거트와 과일 주스는 필수. 쉬는 시간에 먹을 간식들도 조금 챙겨본다.

남편은 점심도 밥이 아니면 안 되는 식성이다. 방금 갓 지어진 밥과 채소를 듬뿍 넣어 볶아낸 제육볶음, 그리고 반찬 몇 가지를 도시락에 넣어준다. 간단하게 끓인 시금치 된장국은 식지 않게 보온통으로. 벌써 아침 8시다. 아침을 차리다 보니 남편이 씻고 나온다. 급하게 토스터기에 식빵을 굽고 잼을 발라 식탁에 놓는다.

아직 자는 아이들을 깨우러 방에 들어가 몇 번을 소리지르고 나니 겨우 나와 식탁에 앉는다. 이미 식을 대로 식어버린 빵을 조금씩 먹는가 싶더니 이제는 시리얼을 먹는 둥 마는 둥 한다. 그래도 밥은 먹여 보내야 하니 옆에서 억지로 입에 넣어준다.

식사를 마치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한 뒤 아이들 옷을 입히고 가방을 챙긴다. 늦을까 부랴부랴 집을 나서고, 둘째 먼저 패밀리 데이케어에 내려준 뒤 첫째 등교 시간에 늦지 않도록 얼른 출발해 내려준다.

그렇다면, 슬기씨는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유부인’인 걸까? 이제 슬기씨에게는 혼자 보낼 수 있는 약 6시간이 주어졌다. 슬기씨가 지금 갈 곳은 카페? 레스토랑? 쇼핑몰?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슈퍼마켓이다. 오늘 저녁식사를 만들 식재료와 잘 먹는 식구들 덕에 한번 만들면 3일을 채 못 가는 밑반찬 재료들을 사기 위해서이다.

각종 채소와 고기, 생선 등부터 아이들을 도시락을 위한 너겟, 식빵, 과일, 음료, 요거트, 우유 등을 구입해 집에 도착한다. 냉장고에 재료들을 정리하고 뒤돌아 서니 아침에 급하게 나가느라 미처 치우지 못한 거실이 눈에 들어온다.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리고 나니 배가 고프다. 대충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나니 세탁이 끝났다. 옷을 널고 구입해온 재료로 반찬을 몇 개 만들고 나니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큰 아이를 제 시간에 픽업하기 위해 조금 일찍 나가 둘째를 픽업한다. 큰 아이를 제 시간에 픽업해야 하는 이유는 방과 후 학원 스케줄 때문. 그렇게 학원을 두 곳 들리는 동안 둘째와 함께 슬기씨는 차에서 대기해야 한다.

6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 슬기씨는 부랴부랴 아이들을 씻긴다. 첫째를 씻기고 나오니 먼저 씻은 둘째가 거실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 하지만 남편이 올 시간이 다가온다. 배고플 남편을 위해 끓인 국이 거의 완성된 순간 초인종이 울린다. 세이프! 국은 다행히 완성됐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나가 문을 여니, 피곤함이 가득한 남편의 얼굴이 보인다. 들어오자 마자 남편의 한 마디. “배고파, 밥 줘. 근데 집이 왜 이렇게 어지러워? 집에 있으면서 뭐 했어?”.

육아와 집안일 7년차인 슬기씨. 완벽한 스케줄과 장보기, 집안일 하기 스킬로 모든 것을 다 해낸 슬기씨가 왜 남편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 걸까? 우리 머리 속에 남은 집안일과 육아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 집에 있는 사람은 하루 종일 논다는 말도 안 되는 편견, 직장에 있는 사람은 쉬지 못하고 일만 한다는 편견 때문 아닐까?

육아와 집안일은 해도 해도 티가 안 난다는 말이 있다. 오히려 잘 하면 당연한 것, 조금이라도 흠이 생기면 아내 탓, 엄마 탓을 한다. 주부들은 말한다. “그럼 한 달만 바꿔서 해봐!” 남편들은 말한다. “그럼 한 달 동안 내가 버는 만큼 돈 벌어 와보든가!” 남편들아, 진짜 그러지 말자!

 

 

Part 4

 

남편도 죽겠다!

일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니가 알아? 돈 버는 게 쉬운 줄 아냐고!

집안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사람을 상대하며 일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주부의 입장에서는 가끔 커피도 마시고 사람들과 대화도 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돈 까지 버는 직장인의 삶이 부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알겠지만) 직장생활에도 태클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불만인데다 나를 막 대하는 진상 고객, 편이 되어 주기는커녕 내 탓만 해대는 직장 동료, 거기에 돈 주는 유세까지 떠는 상사까지. 가족을 정말 사랑하지만 막상 표현할 줄도 모르고, 아내를 도와줄 에너지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01_직장인 15년차… 윤석씨의 하루

나는 요즘 불안하고 초조하다. 최근 직장에서 부서 이동이 있었고, 그 후로 몇 주 동안 근육통, 식욕감소,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 부서 이동이란 새로운 부서와 업무와 동료에 적응해야 하는 점도 있어 힘들고, 이전 부서에서 내가 밀려난 것은 아닌가?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나서 힘들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다 보니 업무에도 차질이 생겼다. 며칠 전에는 고객이 의뢰한 일을 잘못 처리해 된통 깨진 적이 있다. 안 그래도 진상 고객이라 더욱 조심했어야 하는데 뭐에 쓰인 건지….

덕분에 상사에게도 보기 좋게 한 소리 들었다. 커피 한잔, 담배 한 개비가 무슨 말이냐.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요즘은 변비까지 걸렸다. 이런 상황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몇 주 동안 지속되자 이젠 완전히 기진맥진해졌다. 직장에 나와 의자에 앉아 있긴 하지만 업무 의욕도 떨어지고 주변 사람의 사소한 말에도 화를 잘 내고 날카로워 지기까지 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진상 고객과 상사에게 시달린 후 들어간 집은 엉망이다. 아내는 뭐가 그렇게 바쁜지 감지도 않고 질끈 묶은 머리에 화장기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다. 다른 집 여자들은 잘만 꾸미더만…. 그래도 밥은 차렸네. 밥을 먹는 동안에도 어지러운 집안과 시끄러운 아이들 탓에 머리가 아프다. 빨리 먹고 쉬어야지.

설거지 하는 아내에게 매달려 놀아 달라는 아이들. 귀찮을 텐데 내가 좀 놀아줄까 싶다가도 혹시나 진짜로 올까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무 말 않고 숨 죽이고 있는다. 아이들이 너무 예쁘지만 이미 체력이 방전이다. 미안하지만 아빠는 좀 쉬자!

 

02_어쩔 수 없이 돈 버는 세진씨

세진씨는 직장에 다닌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육아에 전념할 생각도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들 뿐 아니라 남편의 벌이로만 생활하기가 힘들어 다시 직장을 구했다.

아침에는 서둘러 아이를 차일드 케어 센터에 맡기고 출근을 하고 오후에는 녹초가 된 채 아이를 찾아와 집에 들어가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가 힘들다. 그 동안 열심히 살아왔지만 아직 집도 없이 렌트를 살고 있다.

물가가 오르다 보니 집주인은 렌트비를 올려 달라고 하고, 다시 이사를 가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팍팍한 가정 생활과 과중한 직장 업무, 이로 인해 부부 사이도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아 왜 이렇게 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겨우 설거지를 마치고 소파에 앉으려는데 안아 달라 조르는 아이. 너무 힘이 들지만 사랑하는 아이 얼굴을 보니 마음이 녹는다. 조금 안아주니 이번엔 아빠에게 쪼르르 달려간다. 잠깐 안아주면 좋겠는데 입버릇 같이 항상 말하는 멘트 “엄마한테 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아이는 다시 내 품에 안긴다. 나도 힘든데, 좀 안아주지.

세진씨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 집안일이며 육아며 함께 하겠노라 맹세했던 남편이지만, 막상 그 때가 되니 “내가 언제?”를 시전한다. 여전히 내 몫으로 남아버린 집안일과 육아. 가족을 사랑하고 아이를 사랑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Part 5

 

끝까지 쌓인 스트레스, 풀어 날리자

삭히면 썩는다, 날려야 산다! 나를 돌보고 자존감을 되찾자

가슴 속 깊이 묵혀 둔 스트레스. 하다 하다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도 울컥. 식도 끝까지 차버린 스트레스와 화병 때문에 주부들은 오늘도 아프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감정의 병뿐만 아니라 몸까지 아프고 지치게 한다. 주부들이여, 스트레스를 날리자. 나를 사랑하고 나를 돌보아야 마음이 건강해진다. 잃어버린 자존감과 자신감을 되찾자.

 

01_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

주부, 학생, 직장인 등 누구나 가릴 것 없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에 긴장감을 주어 생기를 돌게 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는 공황장애나 우울증 등의 병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에 맞는 스트레스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나의 스트레스 지수는 어느 정도 일까?

 

□ 잠에 잘 못 들거나 깊은 잠을 못 자고 자주 잠에서 깬다

□ 쉽게 짜증이 나고 기분의 변동이 심하다

□ 순간적으로 화가 날 경우 조절하기가 힘들다

□ 신경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 자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

 

위 항목 중 2-3개 이상에 해당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부들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친구들과 함께 하는 수다 타임

주부들의 스트레스는 대부분 가족에 관한 것이다. 사소하게는 메뉴 선정부터 아이를 교육하는 일 등 주부들의 머리 속에는 항상 고민이 많다. 이 많은 고민들을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같은 처지에 있거나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 서로 정보를 나누고 대화를 하며 스트레스르 풀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맛 있는 식사를 해도 좋고 간단한 차나 커피도 좋다. 가족들이 모두 외출한 시간에 집안일만 하지 말고 자신을 위한 여유도 조금은 부려보는 것이다. 사람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풀어야 더욱 좋다. 혼자 속 안에 감춰두고 끙끙대지 말고, 알리고 나누어야 한다. 복두장이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며 속을 풀었던 것처럼 말이다.

 

#2. 취미를 갖자

베이킹, 쇼핑, 요리, 뜨개질, 꽃꽂이 등 그 어떤 취미도 좋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주부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좋은 취미 중 하나는 바로 악기를 배우는 것이다. 드럼도 좋고 난타도 좋다. 시원하게 두드리며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 외에도 온몸으로 느끼는 리듬감이 스트레스 해소를 더욱 돕는다.

 

#3. 역시 1등은 운동!

직접 운동장이나 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땀 흘리며 할 수 있는 운동은 바로 복싱이다. 신나게 두드리고 난 후 흘린 땀과 함께 스트레스도 모두 날아간다. 격한 운동이 싫다면 요가나 필라테스는 물론 간단한 스트레칭도 좋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배출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4. 심신 다스리는 명상시간

움직이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타입이라면 숨 쉬기 운동 외에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명상이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에서 명상을 하며 마음을 안정시켜 보자. 음악을 좋아한다면 신나는 음악이나 발라드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5. 먹는 즐거움은 그 어느 것도 이길 수 없다!

누군가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아닌, 나만의 입맛을 고려한 음식을 먹어보자. 평소에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 있다면 멀리 나가야 하는 수고를 하더라도 참지 말자. 아찔하게 매운 음식이나, 세계 각국의 특이한 음식, 그리고 어릴 적 가장 좋아하던 음식까지 마음 가는 대로 모두 먹자.

 

#6. 내 감정 글로 적어 보기

스트레스는 쌓아 두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만약 주변에 마음을 터 놓고 말 할 사람이 없다 거나,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마음을 글로 적어보자.

작은 것부터 천천히 감정을 뱉으며 스트레스가 발생했던 상황에서의 감정,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 등을 문장으로 나열해보자. 복잡했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혀주는 효과가 있다.

 

#7. 주부도 휴가가 필요하다

365일 휴가가 없는 주부들. 한 달에 한 번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이벤트이다. 만약 아이들을 온전히 맡기는 것이 힘들다면 한 달에 한번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바꾸는 것도 좋다. 빨래, 청소, 설거지 등을 남편에게 미루고 한끼 정도는 외식으로 때우며 게으름을 피워보자. 가족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덕분에 앞으로의 한 달이 더욱 즐거워진다.

 

#8. 나를 가꾸자

매일 외출하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을 가꾸게 되는 직장인들과 달리 대부분의 주부들은 자신보다는 가족을 중심으로 삶을 살아간다. 화장품이나 옷 등에 가졌던 관심은 점차 줄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이런 삶을 살고 있다면 아주 가끔이나마 마사지를 받아보자. 뭉친 어깨와 까끌해진 피부를 관리 받는 것 자체로도 힐링이 된다. 나를 위한 작은 투자가 육아와 집안일에 전념할 수 있는 에너지로 충전되는 것이다.

 

#8. 아이쇼핑으로 대리만족 하기!

꼭 돈을 쓰지 않아도 다양한 물건들과 옷, 화장품 등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직접 백화점에 갈 시간이 없다면 집에서 인터넷 쇼핑을 해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이나 남편 옷은 가격 고민 없이 주저 않고 구입하지만, 정작 자신의 옷은 아까워 고민에 또 고민을 하는 주부들.

 

 

Part 6

 

아빠도 참여하는 육아

엄마가 지치지 않으려면 아빠가 나서야 한다!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해야 엄마가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 또한 아빠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정서적으로 월등히 발달한다고 한다. 아내에게는 든든한 지원자, 아이에게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어보자. 어렵지 않다. 하루에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01_육아는 나 몰라라 하는 남편

힘든 바깥 일로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 남편.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밥 먹고 누워 있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은 기본.

요즘은 남편들도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시대라고 하지만 다른 나라 이야기로만 들릴 뿐. 싸우기도 해보고 가출도 해봤지만 남편은 바뀌는 게 없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남편들은 육아에 소극적이고 심지어 방관하는 경우가 많다. 그 핑계는 바로 과도한 업무 때문. 평일에 일 하는 게 너무 피곤해서, 또는 아이와 안 친해서, 또는 아이가 엄마를 좋아해서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들이 줄지어 나온다. 업무가 힘들다는 사람이 주말이면 술 약속, 취미생활 하기 바쁘다.

 

02_시어머니들도 변해야 한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내 귀한 아들이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꼴(?)을 눈 뜨고는 못 보는 시어머니들이 세상에 수두룩하다. 사소한 예로, 주방 근처에만 가도 기겁을 하고, 아침이라도 거르는 일이 있다면 “내 자식 굶어 죽인다”며 며느리를 자기 아들 베이비시터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수 이적의 어머니인 박혜란 할머니가 쓴 육아에 대한 책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을 살펴보자. 아들의 육아 참여가 불편한 시어머니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았다.

“지난 주말에 애들이 놀러 왔는데 기가 막히더라고. 아들놈이 애를 가슴띠로 안고 기저귀 가방까지 들었더라니까. 에미란 애는 지가 무슨 아가씨라고 한껏 높은 구두에 핸드백 하나 달랑 들고, 그 꼴을 보니 피가 거꾸로 솟더라니까.”

“우리 때는 산부인과에 남편과 동행한 적이 없었는데. 아니, 요즘 애들은 왜 바쁘게 일하는 남편을 불러 꼭 같이 가야 하느냐고!”

“그것도 그래. 집에서도 왜 사사건건 남편을 종 부리듯 하냔 말이야. 뭐 갖고 와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더 기가 막히는 건 손주가 딸인데도 아빠한테 기저귀를 갈게 하는 거야. 이런 몰상식이 어디 있어? 아이고, 시키는 대로 하는 내 아들놈이 바보지.”

딸 엄마들은 나한테 여성운동 한다더니 왜 우리 딸, 아이 낳고 집에 들어 앉아야 하느냐고 들이대고, 아들 엄마들은 왜 여성들 기만 세워 주고 아들은 불쌍하게 만드냐며 들이댄다. 딸 엄마들 공격에는 할 말이 없지만, 아들 엄마들 공격에는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넘쳐난다.

아들이 불쌍하다고? 전혀! 우리네 남편들은 집안일과 육아를 외면하고 살았다고 아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그 남편들 지금 할 줄 아는 것도 없이 노년을 맞지 않았나. 그렇게 시어머니 티를 팍팍 내야 직성이 풀릴까?

집안일과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들이 불쌍한 게 아니라, 바깥일이 너무 바빠 그럴 기회를 빼앗긴 아빠들이 불쌍하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나를 보살펴주고 함께 놀아주는 친구 같은 사람이 아니라 ‘돈만 벌어오는 사람’으로 비치니까.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책을 읽어주는 일은 휴식이 필요한 아빠들에게 약간 귀찮은 과제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보다 아이와 체온을 나누고 눈을 맞출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란 점에서 커다란 축복이다. 아이와의 소통으로 친밀감이 쌓이는 것이다.

간혹 아들이 혼자 손녀를 데리고 집에 올 때가 있다. 손녀가 응가를 하자 지체 없이 기저귀를 갈고 씻긴 후 로션을 발라주는 아들. 너무 능숙해서 내가 나설 일이 없다. 아이 셋 키우는 동안 단 한 번도 기저귀를 갈아준 적 없던 할아버지는 약간 놀란 것 같았는데 나는 아들이 너무 기특해서 눈물이 날 뻔 했다.

아들들이 안됐다고? 그래도 난 며느리가 불쌍하다. 아무리 아빠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차원일뿐 가사의 육아의 책임은 여전히 ‘엄마들의 몫’이다.

그래도 아들들이 안됐다고? 우리 아들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자신이 하던 일을 중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며느리들은, 그랬다. 그러므로 아빠의 육아 참여는 의무가 아니라 권리가 됐다. 육아, 잠깐이다. 재밌게 즐겨라!

 

03_남편도 육아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성별 구분 없이 사회진출이 활발한 요즘. 아내만 집안일을 하고 육아를 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 가정적이고 아이를 잘 돌보는 남자가 대세이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가사와 육아를 현명하게 분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상황에 맞게 분담하기

출산 이후 엄마의 몸 상태는 급격히 나빠진다. 특히 허리나 손목 등 관절에 무리가 가는 일은 더욱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빠가 아이의 목욕을 전담하거나 몸으로 하는 놀이들을 맡아준다면 엄마의 신체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덕분에 운동량이 늘어난 아이는 밤에도 잠을 더욱 잘 자게 되니 일석이조이다.

 

#2. 폭풍 칭찬 하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남편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무언가 잘 했을 때 칭찬하듯 조금 서툴고 어려워하는 남편에게도 칭찬을 아까지 말자. 칭찬은 곧 동기부여가 되고 적극적인 참여를 돕는 원동력이 된다. 잘한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서로 아끼지 말자.

 

#3. 잔소리는 최소한으로

공부하려고 했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부모님의 잔소리 “공부 좀 해!”. 학창시절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갑자기 짜증이 밀려오고, 하려던 공부도 하기 싫어 지는 그 말. 부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최대한 인내를 가지고 아빠의 육아를 지켜보자.

 

#4. 둘만의 시간 갖게 하기

아빠와 아이 단 둘이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엄마들이 많다. 엄마에 비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서툰 아빠 때문에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는 엄마에게만 의존적인 아이가 되기 쉽다. 아빠를 믿고, 아빠와 아이만의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연습을 하자.

 

#5. 자유시간 보장하기

아주 가끔은 주말을 이용해 서로에게 자유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4시간~6시간은 육아와 집안일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생각보다 더욱 큰 에너지가 생긴다.

 

04_좋은 아빠가 되고픈 남편들의 스트레스

TV에 나오는 아빠들은 다 완벽해 보이고 옆집 아빠는 매주 아이들과 놀아준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아빠의 역할이 아이에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막상 육아를 함께 하려 하면 어쩔 줄 모르겠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우리 남편들에게도 고민이 있다.

 

#1. 짜증부터 내는 아내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한 아내는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 남편 또한 바깥일로 온종일 스트레스를 받고 집에 오면 잠시라도 편히 쉬고 싶다. 하지만 지친 아내의 하소연도 들어주고 집안일도 돕고 싶은 마음도 한 켠에 있다. 그런데 이미 짜증이 나 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 이런 마음이 연기처럼 사라진다.

 

#2. 아이와 뭘 해야 할까?

차라리 일 하는 게 낫다.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아이와 어떻게 여가시간을 보낼까를 생각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 매주 오는 주말, 아이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고, 이번에는 또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장난감을 사주고 놀이공원에 매번 가는 것도 좋지만 함께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거실에 누워 함께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고 음식을 먹는 일상도 아빠와 함께 한다면 아이에게는 좋은 추억이 된다.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을 아이와 이야기 하거나 관심사에 대해서도 물어보자.

 

#3. 힘든 일도 아내에게는 말 못해

대부분의 남편들이 감정표현에 인색하고 서툴다. 힘들다고 고백하는 것이 남자들 사이의 경쟁에서는 패배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내에게 털어 놓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부부간의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오래 산 부부라도 오늘 밖에서 있었던 일을 공유하거나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말하지 않으면 속내를 알기 힘들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부부가 서로 나눈 작은 대화와 정감 어린 말 한마디가 부부 사이에 큰 힘을 줄 수도 있다.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한 아내에게 “오늘 힘들었지? 내가 뭘 도와줄까?”라고 먼저 말을 건네 보자.

 

#4. 현실적으로 시간이 없는 아빠

엄마도 그렇지만 아빠도 매우 바쁘다. 직장 일을 마치고 돌아온 후 아이 돌보기, 집안일까지 모두 신경 쓰다 보면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이렇다 보니 극도의 정신적, 신체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인 ‘번아웃증후군 (Burnout Syndrome)을 겪는 아빠들이 많다. 함께 돕는 것도 좋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지 말자.

 

#5. 조금만 잘못하면 들려오는 잔소리

많은 아내들이 서툰 남편 대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나서서 일을 처리한다. 처음에는 아이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은 의욕이 넘쳤던 남편들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흥미를 잃고 외면하게 된다.

게다가 용기를 내어 아이를 목욕 시키고 있는데 옆에서 아내의 핀잔이라도 들으면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처음부터 잘 하는 엄마가 없듯 아빠 또한 배워야 한다.

아내가 자꾸 핀잔을 준다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자. 만약 그래도 계속 핀잔을 준다면 “자꾸 이렇게 얘기하면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단호하고 이야기 하는 것도 방법이다.

 

05_하루 1분, 아빠 육아 놀이법

아빠도 육아에 참여하고 싶지만 영 어색하고 서툴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아빠와 함께 보낸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으로 높은 성취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

창의력, 리더쉽, 자제력, 학습능력까지도 영향을 받는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일이 바빠서, 경험이 부족해서 육아를 서툴러 하는 아빠들. 대단한 이벤트도 좋지만 하루 1분의 노력만으로도 아이와 쉽게 놀아줄 수 있는 놀이 법을 소개한다.

 

#1. 손가락 하나면 충분! 등에 글씨 쓰기

한 명이 상대의 등에 글씨를 쓰면 뭐라고 썼는지 알아 맞히는 놀이. 공간의 제약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다. 아직 글씨를 모르더라도 아이들의 이름이나 숫자를 쓰거나 ‘사랑해’라고 써보자. 뭐라고 썼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의 이름도 말하고 사랑한다고 이야기도 해주는 것이다.

 

  1. 아빠가 아이의 등에 손가락으로 ‘사랑해’라는 글씨를 쓰면서 묻는다. “뭐라고 썼는지 맞혀 볼래?”
  2. 간지러운지 몸을 움직이면서 키득거리는 아이가 답한다. ‘사랑해’!
  3. 아빠가 기쁘게 말한다. “OO아, 사랑해. 진심으로!”

 

스킨십만큼 친밀감을 쌓는 좋은 방법은 없다. 이 놀이를 통해 아이와 아빠의 애착 관계가 더욱 좋아진다. 감각 자극은 인지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2. 피곤하고 지친 아빠라면? 장애물 코스

아빠도 피곤해서 그냥 앉아서 쉬고 싶은 날이 있을 것이다. 이 때 퇴근 후 아이와 함께 하면 좋은 놀이로 ‘장애물 코스’를 추천한다. 장애물 코스는 아빠가 등을 기대고 편하게 앉아 모아 든 다리 사이로 아이가 통과하는 놀이다. 잠시나마 아빠도 쉬고, 아이도 즐거워한다.

 

  1. 아빠는 등을 기대고 편하게 앉아 다리를 모은 뒤 든다.
  2. 아빠 다리 사이 틈으로 아이가 포복하며 통과하도록 한다. “아빠 다리가 내려오다가 몸에 닿으면 덜덜덜 떨릴지도 몰라!”
  3. 아빠의 다리는 전기가 통하는 철조망. 아이가 슬금슬금 기어갈 때 아빠 다리를 내린다. 다리에 아이의 몸이 닿으면 ‘두두두두두’ 떨면서 전기 고문(?)을 시작한다. “징징, 전기가 통합니다!” 아이는 간지러운 듯 깔깔거릴 것이다.

 

아이의 전신 근육을 사용하는 놀이이다. 몸을 쓰는 것은 신체 발달에 도움이 된다. 특히 자세를 낮춰 움직이며 속도를 조절해야 하므로 신체 조절 능력이 자라게 된다.

 

#3. 추억의 과자 따먹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만 보던 매달린 과자를 입으로 따먹는 놀이. 어렵사리 과자를 따먹기에 성공한 아이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자신감으로 우쭐할 것이다. 간식도 먹고 즐거운 추억도 쌓을 만한 놀이로 제격이다. 아이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 줄에 과자 같은 간식들을 매단다. 빨래집게를 이용해도 좋다.
  2. 아빠와 엄마가 양 옆에 간식을 매단 줄을 잡고 아이들은 손을 뒤로 한 채 출발선에서 출발하도록 한다.
  3. 이후 아이들이 입을 이용해 열심히 과자를 따먹도록 이끈다. 급한 마음에 손을 사용하는 것은 반칙이라고 알려주는 것은 필수. 설사 이를 어기더라도 애교라며 그냥 넘어가 준다. 금세 과자를 따먹는 아이에게는 ‘나이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흔들거리는 과자를 입으로 먹기 위해 아이는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몸이 마음을 따라갈 수 있도록 신체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드디어 과자를 입으로 앙 깨물었다. 아이는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