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비우다

하늘 시간이 나무 아래 골똘하다

 

햇살에 따뜻해진 나무뿌리

흙의 눈물을 먹어

뭉클해진 새싹

 

연한 공기 위에

녹색 지도를 펼친 잎새

 

눈 깜빡

망사 같은 공간 옆구리 끝에

노란 꽃 만발

 

바람난 여름,

 

초록 머리칼을 빠져 나온 그림자

흙먼지 향해 발길질

흰 나무 뿌리가 흔들리고

 

나른한 쉼표 줄 타고 허공을 넘나드는

새의 자존심

 

 

신현숙 (캥거루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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