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할까?

참 어려운 명제다. 칠십 년을 넘게 살아오면서도 잘 모르겠다. 주관적인 사고와 객관적인 사고가 충돌하는 이 난제를, 수많은 철학자와 지식인들이 나름대로 이런저런 견해를 피력했지만 역시 난해하다.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오롯이 자신이 결정해야 할 자신만의 몫이란 걸까?

영국 런던시티대학교 사라 베이크웰 (Sarah Bakewell 1963~) 교수는 ‘프랑스 정신의 아버지’라 불리며 1500년대 중세 르네상스 시기를 살다간 철학자이자 문학가인 몽테뉴 (Michel E de Montaigne 1533~1592)의 생애와 사상을 담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펴냈다.

사라 베이크웰은 몽테뉴의 사상을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참되게 사는 것인지를 알려준다. 몽테뉴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챕터를 열거한다.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주의를 기울여라. 책을 많이 읽되 읽은 것을 잊고 둔하게 살아라.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 작은 요령을 부려라. 의문을 품어라. 나만의 뒷방을 마련하라.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라.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 절도 있게 살라. 인간성을 지켜라. 아무도 한 적이 없는 것을 해보라. 세상을 보라. 너무 잘하지 마라. 철학적인 사색은 우연한 기회가 있을 때만 하라. 성찰하되 후회하지 마라. 통제를 포기하라. 평범하고 불완전한 사람이 되라. 인생 그 자체가 해답이 되게 하라.”

어떤가? 놀랍게도 500여년 전의 몽테뉴가 추구한 사상이 지금 우리의 삶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지 않은가?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온 작가 유시민은 그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죽음을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죽음을 직접 들여다보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늙으면 어리석은 자존심에 빠지고, 따분한 수다나 떨고, 쉽게 발끈하는 성격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느낄 때 역설적으로 일종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사는 것을 배운다. 결점을 지닌 채 살아가고 결점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투박하게, 온건하고 겸손하고 다소 흐리멍덩하게 사는 게 더 잘사는 것일 수도 있다. 인생은 인생 그 자체가 목표이자 목적이다. 성공이란 목적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우리 삶 자체가 목적이 되도록 매 순간 순간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바로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이다.

그는 덧붙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자기 결정권’이란 스스로 설계한 삶을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의지이며 권리를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긍정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 (Martin Seligman)은 삶의 ‘위대한 세 영역’으로 사랑, 일, 놀이를 주장했습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셋으로 삶을 채우며 여기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습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 연대 (連帶 Solidarity)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연대란 동일한 가치관과 목표를 가진 누군가와 손잡는 것으로, 넓게 보면 기쁨과 슬픔, 환희와 고통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삼아 어디엔가 함께 속해 있다는 느낌을 나누며 서로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100세의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행복하게 살라’고 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선하게 사는 것이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라 했다. 선하게 사는 것은 인간답지 못한 일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며 악을 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첨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지 말고, 내가 성공하고 출세하기 위해 동료를 비방하지 말고, 편가르기를 하지 말라 했다. 또 아름답게 사는 것은 아름다운 감정을 가지고 내가 제일이다, 나만을 위해서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기주의는 사회악을 만든다고 했다.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그들의 공통점은 죽음을 겁내지 말고, 겸손하고, 걱정하지 말고, 더불어 살고, 당신의 인생 그 자체를 즐기며 선하게 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 그 자체가 해답이라는 것인가?

 

글 / 최원규 (칼럼니스트·뉴질랜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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