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Emphasis

상대방 입장과 생각 공감되면 용서와 화해의 길 열리게 돼

<성공하는 가족의 7 가지 습관>이라는 책에 재미있는 일화가 나오는데 저자의 아내는 유독 전자제품을 살 때 한 회사의 제품만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그것을 본 저자는 ‘다른 회사제품도 좋은 것들이 많은 데 왜 내 아내는 저것만을 고집할까?’ 하고 아내의 융통성 없음에 대해 판단했습니다.

 

01_내가 쓰고 있는 안경으로 배우자의 옳고 그름 판단하는 경우 많아

그런데 어느 날 아내와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아내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가 망하게 되어서 너무나도 힘든 시기에 그 전자제품 사장이 아버지를 많이 도와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함과 보답하는 심정으로 아내는 늘 그 회사의 전자제품을 샀던 것이었습니다. 아내의 전자제품 구입 결정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된 후 자신의 아내가 전자제품을 살 때 자신의 태도가 달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겪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판단의 눈으로 바라보기가 쉽습니다. 특히 결혼생활에서 부부는 상대방을 대할 때 배우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쓰고 있는 안경을 가지고 배우자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한 여성이 어릴 때 술만 마시면 집에 와서 기물을 부수고 폭언을 퍼붓고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 여성은 생각하기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기 때문에 내 배우자는 술을 많이 마시면 절대로 안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한 후 알게 된 사실은 자신의 남편이 술을 상당히 좋아하고 어떤 때는 음주운전까지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제 남편은 저희 아빠보다 더 나빠요. 저희 아빠는 음주운전까지 하는 무책임한 사람은 아니었어요”라고 했습니다.

막상 이 여성의 남편은 술을 좋아하는 문제는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은 자신의 입장에서 ‘술을 마시는 내 남편은 아주 나쁜 사람이어서 용서할 수 없어’라고 해석을 내린 것입니다.

이것을 <가족의 두 얼굴>의 저자 최광현 교수는 1+1이라고 설명하는데 배우자의 문제는 과거에서 온 상처와 현재의 상처가 합쳐져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받았던 상처와 현재의 문제가 합쳐져서 문제가 더 확대되어 보이는데 그런 경우에는 현재의 문제에서 과거의 것을 분리시키는 것이 문제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02_부부관계 갈등 풀기 위해 꼭 필요한 게 ‘공감’이라는 기술

상담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을 ‘공감’이라 합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부부 관계에서 갈등을 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이 ‘공감’이라는 기술입니다. 내 입장만 고수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려고 한다면 상대방의 행동과 말이 이해될 수 있게 됩니다.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이 공감이 되면 거기에는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옳고 내 배우자는 틀렸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나는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인데 내 배우자는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인 사람이다’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서하기도 힘들고 화해나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공감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적극적 경청’이라는 기법을 통해 배우자의 말을 배우자의 입장에서 들어주는 것을 시도함으로써 배우자가 진정으로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빈의자’ 기법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말을 해보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또는 ‘인정의식’ 기법을 통해 아주 좋은 삶의 지지자 역할을 해보게 함으로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해주며 배우자와 인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합니다.

그 외 ‘정서초점 부부치료’ 기법은 상대방의 표현 이면에 있는 상처받고 외롭고 두려움이 있는 배우자의 감정을 이해함으로 문제를 풀어가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의 공통점과 목적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배우자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하는데 있습니다. ‘공감하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배우자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화해로 나아가게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내 배우자가 먼저 바뀌어야 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내 배우자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화해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자를 바라볼 때 ‘왜 저렇게 밖에 못하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 배우자가 저렇게 하는 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아니면 ‘내 배우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함으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부부의 하나되는 기쁨을 가정에서 누리시는 여러분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글 / 김 훈 (목사·호주한인생명의전화 원장·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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