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강

능선을 타고 미끄러져 내리는

하얀 안개

달빛은 스믈 스믈

차게 식은 밤공기

물결처럼 어둠이 퍼지는 시간

차가운 입김이 창에 서린다

 

고요의 바다를 헤치는

부엉이의 낮은 울음소리

수면 위로 공기를 갈구하는 물고기마냥

서서히 솟아오르는 기억

부유하는 잔상들

밤이면 추억의 강이 흐른다.

 

네 웃음 한 자락

하늘에 박힌 수억 개의 별

그 빛에 잠겨 유영하는

눈부신 소용돌이

구름에 가려

서럽게 흩어진다

 

밤 기운 한 점 움켜쥐면

손안에 떠도는 너의 숨결

한 모금 삼키면

입안 가득 피어나는 너의 향기

범람하여 넘치는 나의 마음은

흔들리는 잎새마냥 떨린다

 

선득한 바람에 어깨를 움츠리면

머리카락 위로

흩뿌리는 달빛

창틀에 고요히 내려앉은

마음 한 자락

숨죽인 한숨을 내쉰다

 

글 / 미셸 유 (글벗세움 회원·서양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