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메일

‘내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해 존재할까? 나 자신만을 위해 존재한다면 과연 나는 무엇인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인가?’ 얼마

녹아버린 하루

눈이 내린다. 정원의 나뭇가지에 하얀 눈이 소복하다. 블루마운틴에서 지인이 보내온 영상에 렌즈 가득 하얀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눈 구경을 한

이별

흩어진 낙엽 위로 빗물은 어지러이 춤추고 투명한 물방울 안에 갇혀 있는 너와 나의 시간 어설프게 지워낸 도화지 위 연필자국마냥 흐릿하게

빈 마음 짜는 일

노랑 파랑 덧신에 심은 꽃, 답들이 달린다   고요 틈으로 파고드는 뜨개바늘 털실뭉치에서 빠져나온 실 한가닥 바른 구멍 삐뚤어진 구멍

겨울엔

겨울엔 귀에서 파도소리가 들린다. 눈을 감으면, 사각사각 다가오는 차갑고 싸늘한 소리, 창문을 때리는 고함 소리. 단단히 여민 창문은 이내 부서지고

무엇이 우리를 갈라놓는가!

타스마니아에서 두 번 놀랐다. 모나박물관 (MONA)의 규모에 놀랐고 중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몇 년 전 제주도의 외딴 곳에서 중국인 단체

다시 읽고 싶은 책

봄이면 풀린다는 백봉 선생의 말처럼 정 씨가 길례에게 돌아오나? 오래 전에 읽었던 박완서의 단편소설 제목 하나가 떠오르질 않아 온종일 애를

서커스 처음 본 날

갓 돌 지난 아기 간신히 몸 일으켜 허공으로 손을 뻗는다   까르르 까르르 부서지는 웃음, 가루 우르르 쏟아진다   강아지 꼬리치며 달려와도 잡을 수도 탈 수도 없는 미확인 비행물체   방 안을 질러가는 파리 한 마리 작은 손이 따라간다   공수진 (시인·문학동인 캥거루 회원·시집: 배내옷)

슬픈 이별

나리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 애 두 눈에선 물 줄기가… 내 품속에서 나리는 평화스럽게 잠들어 있었다. 자다가도 몇 번이고

감자탕 (콩트)

“꼬라지가 간도 빼 묵것다.” 수아의 뒤꿈치가 자동문을 미처 빠져나가기도 전에 엄마가 내 면전에 쏘아붙였다. “잇다, 마 문디 자슥! 이기나 하나

이번 주 온라인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