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장

나비들이

장롱비밀을 캐고 있습니다

손톱 밑에 배인 몇 날의 옻칠

나전 뜨다 이지러진 실 눈

숯보다 고운 숯가루 내어

백칠로 구석구석 씻어냅니다

제 몸 보다 고은 몸이 어디 있을까요

깨문 입술 사이로 흐르는

춤추는 귀얄

만질수록 손 때 벗어납니다

만리장성보다 긴 말 담으려다 납골 된

고운 나비 떼 문양을 입고

떨리는 눈썹에 고개를 숙입니다

죽어서도 날아가지 못하는

나비, 소리 내 우는 장 앞에

오래오래 붙잡혀있습니다

 

윤희경 (시동인 캥거루 회원·미네르바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