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어부바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자주 있는 치매 환자의 탈출, 모두가 놀래 하지 않았다. 간호 보조사가 날 불렀다. 너싱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매미 소리

매미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린다. 내가 있는 곳은 너무도 조용하고 한적한데 여기저기서 요란스럽게 울어 대는 매미소리는 내 어릴 적 고향집에서의 어느

해고된 날에

매니저가 한참을 설명한다. 뭔(?) 소리인지… ‘터미네이션’ 단어 한 개가 쏙 들어왔다. 뛰는 가슴을 누르고 심각한 표정으로 “나 지금 잘린 거야?”

개안 (開眼)

내 인생 사전에 ‘집수리’라는 단어가 추가될 줄은 미처 몰랐다. 초라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누추한 집을 큰 아들이 선뜩 계약을 하고 돈을

제 사

두 분께 큰절을 올리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예비 며느리가 마음에 드셨는지 아버님의 연실 싱글벙글 하시는 모습에 나도 안도의 숨을 쉬었다

본다이 비치

시드니의 삶은 내가 그 바다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게 했다. 엎드리면 코 닿는 곳. 하지만 늘 스치며 지나가야 했던

코스모스 추억

두어 달 전부터 우리 집 우편함 밑에 키 작은 코스모스 몇 개가 피기 시작하더니 현관 앞을 풍성하게 채웠다. 빨강, 연분홍

시절인연

봄이 왔다. 찬란한 봄이 왔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공기에는 연두 빛 새싹들과 오색의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들로 가득하다. 동화 속에 나오는

비 오는 날의 수채화

길게 궤적을 그리며 떨어져 내리는 빗살이 사위를 물들인다 고요한 정적 속에 짙어지는 물내음 뜨거운 물에 녹아 내리는 티백처럼 흐물거리며 온

딸이 준 선물

어울리지 않는 청국장과 포도주라! 홀로 하는 근사한 저녁을…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밥 냄새가 참 좋다. 딸아이가 잠깐 들리겠다는 전화를 받고

뽀삐가 그리우면

그저 ‘멍멍’ 짖는 게 아니라 날 기다리고 그리워했다는 걸 알았더라면… 이 년 전 여동생은 파양된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한 뒤

집 개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배움의 연속이었던 나날들 아들이 집을 샀다. 호주 집값 상승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집 장만을 포기하고 렌트로 살아가고

봄… 꽃물 이야기

새 생명을 틔우는 과정은 자연의 조건뿐만이 아닌가 보다 9월의 햇살이 따뜻하다. 대지는 서둘러 씨앗을 틔웠고 바람은 꽃들을 다투어 피워낸다. 튜울립

어머니의 사랑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힘없고 앙상한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사랑하는 그대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일 수도 있는데… 수업을 마치고 친구랑 재잘거리며 대학 캠퍼스를 걸어 나오는데 저 멀리서

부러진 여행

“좀 가만히 계시면 되는 걸… 노인네가 청춘인 줄 아세요?” “어이쿠!” 하며 나무에서 떨어졌다. “와당탕!” 소리에 놀란 며느리가 사색이 되어 달려

생리 현상

히포크라테스도 ‘방귀는 건강에 필요하다’며 우리를 거들고 나선다 수개월을 북에서 숨어 지내던 손예진 (윤세리 역)이 현빈 (리정혁 역)과 함께 드디어 남북

아주 사소한 바람 ②

실패한 것들을 나눠 반이 되게 하려는 마음가짐이 생활 속에 숨결처럼… 슈퍼마켓에서 사온 생고기를 포장을 뜯어 바비큐 그릴 위에 올린다. 누가

아주 사소한 바람 ①

“써 온 분이 천천히 마무리하세요”라고 말해줬으면… 글 모임에 참석해 내가 써간 글을 읽다 보면 가끔은 목이 잠기고 코끝이 매워 올

제니퍼

언니 같은 나의 동생을 기억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미처 몰랐다 나에게는 언니로 태어났어야 했던 동생이 있다. 책 읽기를

여명의 칸타빌레

마음속에 집 하나 지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그면 부드러운 파도처럼 발치를 간지르는 정적 바람처럼 빗방울처럼 스며드는 고독이

이번 주 온라인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