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작업화

이제 숨겨야 하거나 낯선 도둑에게 보여주려는 전시용이 아닌…                                             우리 집 현관 앞에는 깔끔하고 예쁜 신발들이 질서정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제사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을 하나하나 내려놓는다 두 분께 큰절을 올리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예비며느리가 마음에 드셨는지 연실 싱글벙글하신 아버님의 모습에 나는

정크메일

‘내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해 존재할까? 나 자신만을 위해 존재한다면 과연 나는 무엇인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인가?’ 얼마

이별

흩어진 낙엽 위로 빗물은 어지러이 춤추고 투명한 물방울 안에 갇혀 있는 너와 나의 시간 어설프게 지워낸 도화지 위 연필자국마냥 흐릿하게

겨울엔

겨울엔 귀에서 파도소리가 들린다. 눈을 감으면, 사각사각 다가오는 차갑고 싸늘한 소리, 창문을 때리는 고함 소리. 단단히 여민 창문은 이내 부서지고

다시 읽고 싶은 책

봄이면 풀린다는 백봉 선생의 말처럼 정 씨가 길례에게 돌아오나? 오래 전에 읽었던 박완서의 단편소설 제목 하나가 떠오르질 않아 온종일 애를

슬픈 이별

나리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 애 두 눈에선 물 줄기가… 내 품속에서 나리는 평화스럽게 잠들어 있었다. 자다가도 몇 번이고

추억의 강

능선을 타고 미끄러져 내리는 하얀 안개 달빛은 스믈 스믈 차게 식은 밤공기 물결처럼 어둠이 퍼지는 시간 차가운 입김이 창에 서린다

두 마리의 개가 우리 집에 머물게 된 이유

‘Of course’는 그녀가 보여준 존중과 신뢰에 대한 본능적인 대답이었고… 우리 가족이 시드니에서 와가와가로 이사 온지 일 년하고 이 개월이 지나던

내 사랑 시드니

시드니에 눈이 왔음 좋겠네 하얗게. 하얗게 달링하버 파란 바다에도 오페라하우스 하얀 지붕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하얗게 눈이 왔음 좋겠네   사랑

이번 주 온라인 매거진